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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소가 그 자체로 연결되어 있기를, 홍상수 감독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기자회견

©Richard Hübner / Berlinale 2025

홍상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를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만났다. 이제 홍상수 없는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자시사회에서 신작 반응은 좋았지만 수상 목록에선 빠졌다. 독일 공영방송 <에르베베>는 “영화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아름답다고 탄복하는 자연이나 건축물을 흐릿하게 보여준다. 안정된 삶을 구축하지 못한 주인공이 이 세상을 또렷하게 보지 못하고 흐릿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평했다. 30대 시인인 주인공 동화(하성국)가 여자 친구를 부모님 집에 데려다주러 갔다가 가족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기본 스토리라인이다. 동화는 사귄 지 3년 된 여자 친구의 넓은 정원이 딸린 부모님 집, 근처 불교 사찰을 둘러본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여자 친구 가족들과도 서서히 안면을 튼다.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제작 초기에 작은 모임이 있었다. 그때 하성국 배우가 함께 있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여자 친구가 밖에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 줄 몰랐던 나는 ‘여자 친구도 들어오게 하라’고 말했다. 그때 그도 배우 지망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성국의 현실 속 여자 친구가 영화 속 주인공의 연인 준희 역을 맡은 강소이 배우다.” 또 홍 감독은 강소이 배우와 시골에 사는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부모님이 나를 초대하면 좋겠다”고 농담을 건넸는데, 정말로 강소이 배우 부모님이 홍 감독을 초대했다.

이 인연을 기반으로 홍 감독은 이 경험을 영화 소재로 택했다. 실제 영화 속 촬영지가 강소이 배우 부모님의 집이다. 홍 감독은 영화 속에 특정한 의도를 숨기기 보다 우연에 맡긴다는 자기만의 방향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 속 모든 디테일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 디테일은 어떤 특정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다.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한 요소를 다른 요소와 연결하고, 세 번째 요소가 더해지면 또 다른 더 큰 것이 형성된다. 전형적인 것, 판에 박힌 것, 비언어적 표현 등 모든 것이 서로 혼합되면 새로운 형상을 나타낸다. 내가 여기서 한 부분을 끄집어내 그것에 대해 얘기하면 내가 원래 말하고자 하던 것에서 벗어나게 된다. 나는 모든 요소가 그냥 그 자체로 연결되어 있기를 원한다. 따라서 같은 것을 보면서도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평가도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자유로운 홍상수의 태도는 사운드 테크닉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촬영할 때 바깥 소리가 들어올 수 있도록 창문을 닫지 않고 열어둔다. 촬영할 때 그냥 존재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나는 왜곡하고 싶지 않고 거기에 다른 의도를 넣고 싶지 않아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그냥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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