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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니메이션 인 할리우드 - 우리에게 필요한 다양성과 포용성, 로시오 아우소 영화평론가
정재현 2024-11-07

현재 스페인의 일간지 <엘 피아스>에서 영화 전문 기자로 근무하는 로시오 아우소 영화평론가는 전세계 영화제가 언제든 두팔 벌려 환영받는다. 아우소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회원으로 20년 넘게 그해 최고 화제작의 창작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다. 또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을 비롯해 슈투트가르트영화제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하며 매년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영화를 섭렵한다.

올해 로시오 아우소는 학술포럼의 연사로 BIAF를 찾았다. 그는 ‘세계로 도약하는 애니메이션: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의 전략적 홍보 방안 모색’이라는 대주제하에 ‘애니메이션 인 할리우드: 할리우드 출신이 아니어도 대화의 일원이 되는 방법’을 강의했다. 아우소에 따르면 할리우드는 “다양성을 사랑하는 집단”이라고 스스로를 정체화하지만 “자신들이 납득 가능한 정도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데에 그치는 한계가 명확한 집단”이기도 하다. “할리우드는 여전히 BIAF와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매년 어떤 현안을 논의하는지, 전세계의 독립애니메이션이 어떤 담론을 제공하는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 각국의 애니메이션영화제는 매년 예산 문제에 당면한다. 그래서 영화제의 번영을 위해 매년 할리우드 종사자 섭외를 시도하지만 매번 초청하는 사람만 영화제에 부르는 불상사를 반복하고 있다.” 아우소는 “영화제가 마켓을 통해 단순히 영화를 ‘판매’하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할리우드가 직시해야 할 다양성과 포용성을 영화제가 정확히 적시해야 하”고 영화제의 홍보 담당 마케터들은 “어떤 다양성이 전세계에 보급되어야 할 가치와 당위를 지니는지 그 기준선을 명확히 설정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포함해 각국의 영화계는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쌍끌이 흥행한 할리우드를 보며 “할리우드는 코로나19가 야기한 시장 침체로부터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1년 내내 할리우드 관계자들을 만나는 로시오 아우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영화사들은 “대규모 인수합병을 단행하느라 내부 인력을 감축하고 외주를 늘리는 데 급급하”다. “할리우드도 더이상 점이지대가 없다. 마틴 스코세이지와 크리스토퍼 놀런이 아니면 예산 확보가 어렵다. 오스카가 수차례 사랑을 고백한 기예르모 델 토로조차 차기작 제작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로시오 아우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에서 희망을 본다. “내가 기자가 된 건 짐 헨슨 컴퍼니의 <개구리 커밋> 때문이다. 커밋이 수많은 동화 속 주인공들을 인터뷰하는 걸 보고 ‘나도 저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꿨다. 처음 극장에 간 날, 디즈니의 <정글북>과 프랑수아 트뤼포의 <야생의 아이>를 동시상영했다. 단순한 선으로 그린 그림에 성격이 담기고 그 그림이 눈앞에서 움직인다는 매혹은 시대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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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승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