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캐슬은 남성주 대표의 정수가 담긴 집약체다. 현재 18년차 세트디자이너 겸 제작자이기도 한 남 대표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쌓은 안목과 연륜을 스튜디오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꿈을 실현한 공간이 널리 이용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지 선택 시 높은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숙고 끝에 스튜디오 캐슬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즐비한 상암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에 자리 잡았다. 남성주 대표는 “강남도 70분 내로 이동 가능하고 포천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일산도 멀지 않게 됐다”라며 교통적으로 유망해 접근성은 더 높아질 거라고 강조했다. 4개 동으로 구성된 스튜디오 캐슬은 우수한 방음력과 이용자 중심의 배턴 설치를 자랑한다. 스튜디오 A·B·C·D의 모든 내부와 지붕에 고품질의 방음·흡음재를 시공하여 소음으로 촬영이 지장을 받는 일을 최소화했고, 전동 배턴을 3m 간격으로 2열 배치해 규격화함으로써 효율성을 꾀했다. “자체적인 표준 배턴 규격을 만들어 사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건 아마 우리가 유일할 거다. 어느 동이든 같으니 호환이 쉬워 이용 범위가 넓고 제작진이 공간 계획을 짜기에도 용이하다.” (남성주 대표) 여기에 크로마키의 쉬운 사용을 돕는 고정식 패턴을 설치하고CG 촬영에 가장 적합한 12m로 가용 높이를 맞췄다. 수년간의 구상을 거쳐 찾아낸 최적의 동선은 스튜디오 캐슬의 강점이다. 비교적 작은 축인 A동(600평)·B동(500평), 동일한 1100평으로 큰 축에 속하는 C·D동끼리 붙여 번거로운 이동을 최소화했다. 대형 식당, 1인 배우 대기실, 분장실, 화장실, 샤워실 등을 내부에서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치밀하게 배치해 자유로우면서도 프라이빗하게 작업할 수 있어 실이용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실용성을 갖춘 아이디어 역시 스튜디오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남성주 대표는 무대미술 경력을 살려 각 동에 옐로, 그레이 등 컬러를 달리한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고 대기실과 같은 개인공간은 비즈니스호텔 룸처럼 조성해 안락감과 편안함을 강화했다. 깊이감 있는 촬영이 기본적으로 가능하도록 전체 내부의 색깔은 블랙으로 통일했으며 미관을 위해 청결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회의실 등에 별도로 설치한 개수대는 방방곡곡의 현장을 다니며 스태프들의 불편 사항을 수집해왔던 남성주 대표가 자신의 스튜디오에 꼭 설치하고 싶었던 시설물이다. “더러워진 손을 닦겠다고 멀리 있는 중앙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는 분장팀, 촬영팀, 배우들을 보면서 작업 공간에 손 씻는 곳 하나 있으면 스태프들이 정말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앞으로도 스튜디오 캐슬은 불편함을 보완하는 방식을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다.”
샤워실부터 배우 1인 대기실까지 빈틈없는 서비스, 남성주 스튜디오 캐슬 대표
- 현장의 불편함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사례가 궁금하다.
현장에서 활동하던 시절, 대형 장비차·조명차를 담당하는 스태프들이 좁은 입구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래서 스튜디오 캐슬은 문 3개를 뚫어서 대형 출입문을 만들었다. 높이 5m짜리 대형 크레인, 소방차, 살수차 등 웬만한 장비차는 진입이 거뜬하다. 그리고 작업하다 보면 생각보다 세트장 안에서 물 쓸 일이 많다. 그럴 때마다 스태프들이 화장실에서 물을 길어오는데 그것도 참 일이다 싶었다. 그래서 냉온수 다 나오는 수도꼭지를 내부에 달아놨다. 안에서 비 내리는 신을 찍을 경우 바로 바닥으로 배수할 수 있도록 트렌치도 깔아놔서 이런저런 물 걱정할 필요가 없다.
- 둘러보다보니 샤워실과 배우 1인 대기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을 것 같은데 관련해 설명해준다면.
샤워실은 내가 자부심을 느끼는 우리 스튜디오의 특징적인 공간이다. 대규모 액션 신을 찍은 조·단역 배우들이 잔뜩 묻은 피 분장을 화장실에서 대충 지우고 퇴근하는 광경을 목격해왔는데 그 모습이 늘 눈에 밟혀서 설치했다. 샤워하고 깔끔해진 배우들이 자기 옷을 입고 나가는 걸 보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이 시설 때문에 여기 오고 싶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배우 1인 대기실의 컨셉은 프라이빗함이었다. 따로 이동할 필요 없이 대기실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래서 이 안에도 샤워실을 만들었는데, 대기실 안에 샤워실이 있는 경우는 아마 우리 스튜디오뿐일 거다. 그 밖에도 화장대, 소파, 테이블 등도 갖췄다. 한동안 머물 곳이니만큼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분위기에도 신경 썼다. 조용히 대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후기가 들려와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 문손잡이 하나까지 신경 썼고 요즘도 매일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개선할 곳이 없는지 살핀다. 단순히 건물을 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못했을 거다. 오시는 제작진들 다 내 동료들이나 다름없으니까 최대한 편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JTBC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와 <웰컴투 삼달리>의 기상청 신(맨 위), 넷플릭스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