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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 연속기획❶ 논쟁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딸에 대하여> 이미랑 감독 × 소설가 김혜진 대담
정재현 2024-09-05

모두가 영화산업의 위기를 목놓아 개탄한 지 오래다. 극장, 창작자, 제작자 등 각 분야의 플레이어들이 너나없이 고비를 타개할 묘안을 위해 고투하던 열기도 한풀 꺾였다. 불경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젠 위기를 당장 극복하기보다는 누적된 난관들을 완화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암중모색 중이다.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회복을 낙관할 수 있는 이유는 ‘좋은’ 작품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이다. 필름마켓, 출판 시장, 무대 위, 작가가 사는 현실 세계엔 여전히 좋은 영화로 자랄 묘목이 꾸준히 발견된다. 영화제와 극장에는 관객과 평단의 마음에 단단히 뿌리내릴 작품이 걸린다. 결국 좋은 작품이 산업을 영속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게 하고, 영화가 극장에서 계속되어야 할 당연한 이유와 명분을 제공한다.

<씨네21>은 앞으로 3주에 걸쳐 개봉을 앞둔 한국 독립영화 세편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세 차례의 연속기획 기사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딸에 대하여> (9월4일 개봉), <장손>(9월11일 개봉), <해야 할 일>(9월25일 개봉)이다(9월11일 개봉할 <그녀에게> 또한 주목하길 권한다). 세 장편영화는 모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을 순회하며 눈여겨볼 만한 신예감독의 탄생을 알리고, 지금 한국 사회가 첨예하게 논쟁 중인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들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을 고민하게 만든다. <씨네21>이 처음 다룰 영화는 <딸에 대하여>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돌봄노동자 엄마(오민애)는 어느 날 딸(임세미), 딸의 동성 연인(하윤경)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자신이 돌보는 노인 제희(허진)를 모두가 사무적으로 대할 때, 헌법이 지켜주는 성적 지향을 벗어난 이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억압을 마주할 때 엄마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느꼈던 일간지 사회면의 뉴스가 비로소 자신과 상관있는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느낀다. 혐오 앞에 고스란히 노출된 약자의 자생기를 섬세한 필치로 옮겨낸 소설 <딸에 대하여>의 김혜진 작가, 원작 소설의 근간은 유지하되 영화만이 전할 수 있는 영상 언어를 구현해낸 영화 <딸에 대하여>의 이미랑 감독이 함께 나눈 대화를 담았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딸에 대하여> 이미랑 감독, 김혜진 소설가 대담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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