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튼 아카데미>가 보여주는 청춘의 이미지에 관심이 생겼다면 참고할 만한 또 다른 영화들이 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바튼 아카데미>의 영감으로 꼽은 <졸업>을 필두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졸업> 1967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미국 과의 인터뷰에서 <바튼 아카데미>의 영감으로 꼽은 영화. <바튼 아카데미>가 학교 안에 (자의적 타의적으로) 갇힌 교사, 학생, 요리사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풀어낸다면 <졸업>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은 청년 벤자민(더스틴 호프먼)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튼 아카데미>의 70년대 분위기를 섬세하게 구현하고 싶었던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미술팀, 음악팀, 촬영팀에 <졸업>을 비롯하여 <해롤드와 모드>(1971), <마지막 지령>(1973), <페이퍼 문>(1973) 등을 보여줬다.
<조찬 클럽> 1985
80년대의 복고풍을 느낄 수 있는 <조찬 클럽>은 <바튼 아카데미>보다 10대 청소년의 격동적인 고민과 청소년 문화를 더 내밀하게 그려낸다.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파벌과 싸움, 집단 형성과 과시 등 그 나이대 아이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원형을 그려내면서도 함께 있는 시간만으로 금세 가까워지는, 아이들 특유의 순수성과 낙천성을 잘 짚어낸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서로가 완고하게 쌓아올린 성벽을 허물어버린다. 존 휴스 감독의 위트와 유머를 느낄 수 있다.
<멍하고 혼돈스러운> 1993
7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멍하고 혼돈스러운>은 명랑하고 엉뚱하게 흘러가는 하이틴 영화로 고등학교 신입생 환영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을 다룬다. 답답한 학교를 벗어나 소소한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과 진로 결정을 독촉하는 어른들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거리는 어쩌다 학교 안에 갇혀버린 <바튼 아카데미>의 아이들의 억울함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 현대사회가 10대 청소년에게 제공해야 하는 기회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
<굿 윌 헌팅> 1997
맷 데이먼과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굿 윌 헌팅>은 천재지만 문제적 행동을 이어가는 윌(맷 데이먼)이 정신과 의사 션(로빈 윌리엄스)을 만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바튼 아카데미>의 앵거스와 폴처럼 사사건건 언쟁하고 부딪히던 윌과 션은 함께 나아가는 여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 가닿는다. 티키타카로 이어지는 위트 넘치는 대화와 세상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는 따뜻한 시선이 <바튼 아카데미>의 여운을 감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