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미국 배우 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 SAG)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자배우상과 여자배우상을 받았다. SAG 드라마 시리즈 부문에서 한국 배우가 배우상을 받은 건 이정재와 정호연이 처음이다.
2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제28회 SAG 어워드에서 이정재와 정호연이 각각 트로피를 받으며 새 역사를 썼다. SAG 어워드는 영화 부문에서 주연상과 조연상으로 나눠 상을 주지만 드라마 시리즈의 경우 남자배우상, 여자배우상을 수여하고 있다. 드라마 시리즈에 수여되는 연기상 트로피 두 개를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모두 휩쓴 것이다.
시상식에 참석해 트로피를 받은 이정재는 "너무 큰 일이 저한테 벌어졌다"라면서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준 세계의 관객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소감을 쓴 종이를 주머니에서 꺼냈으나 "다 읽지 못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눈물을 닦으며 시상대에 오른 정호연은 "여기 계신 많은 배우분들을 관객으로서 TV와 스크린으로 보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라면서 "이 자리에 와있다는 것 자체가 진심으로 영광이다"라고 한국어로 소감을 말했다. 정호연은 이어 영어로 "제가 배우를 꿈꿀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게 문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제작자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동료배우 이정재, 박해수, 김주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오징어 게임>은 배우상 뿐 아니라 스턴트 앙상블상까지 거머쥐면서 총 3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자배우상과 여자배우상, 앙상블상, 스턴트 앙상블까지 총 4개 부문에서 후보 지명을 받았었다. 트로피를 놓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앙상블상은 <HBO>의 <석세션>에게 돌아갔다.
SAG가 한국 배우들을 주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시리즈 부문에서 성적을 거둔 건 <오징어 게임>이 처음이다. <기생충> 배우들이 2020년에 영화 부문 앙상블상을 받았고, 윤여정 배우가 2021년에 <미나리>로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