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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이탈리아풍의 슈퍼히어로

독특한 슈퍼히어로영화, 가브리엘레 마이네티의 <프릭스 아웃>

<프릭스 아웃>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탈리아 전쟁 액션 히어로 잔혹 동화 등 이 영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명칭이 늘고 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된 <프릭스 아웃>(Freaks Out)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1943년 나치가 점령한 로마에 네명의 히어로와 한명의 마법사가 있다. 히어로는 다름 아닌 서커스단의 일원인 늑대인간, 작은 전기 소녀, 곤충 조련사, 인간 자기장. 가족처럼 의지하며 순회공연을 하던 이들은 폭격이 심해지자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하지만, 마법사가 사라지고 나치는 이들을 찾아나선다.

이탈리아 슈퍼히어로 영화감독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가브리엘레 마이네티 감독은 <바세테> <타이거 보이> 등 세편의 단편을 제작했으며 장편 <지그 로봇이라고 불렀다>로 2016년 이탈리아 영화 대상인 다비드 디 도나텔로에서 신인감독상, 프로듀서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등을 석권하며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프릭스 아웃>은 감독의 두 번째 슈퍼히어로 장편으로,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뒤 지난 10월 말 이탈리아에서 개봉했다.

슈퍼히어로와 콜로세움을 연상해보면 어떨까? 이탈리아 사람들은 국가나 민족에 대한 애착은 별로 없지만 지역이나 특정 도시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이탈리아 축구가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로마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수도 이상의 도시이기에 전쟁 당시의 콜로세움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압도당할 만하다. 배낭여행의 추억을 되새겨볼 만한 로마의 거리를 배경으로 마이네티 감독은 <지그 로봇이라고 불렀다>에 이어 기존 슈퍼히어로영화와 모든 면에서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이탈리아 슈퍼히어로영화를 탄생시킨다. 현실이 슬프고 각박할 때는 히어로나 초능력자가 등장해 현실을 바꿔주길 바라는 환상에 빠지게 되는 걸까? 마이네티 감독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슈퍼히어로영화들이 갖는 구조와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관객의 추측이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이건 이탈리아적이어서일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든다. 그는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만화에서 주로 영화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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