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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용, 채수빈, 정수정의 삼각 연애 <새콤달콤> 첫 반응
남선우 2021-06-04

90년대생 배우 장기용, 채수빈, 정수정의 산뜻한 로맨틱 코미디 <새콤달콤>이 6월4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새콤달콤>은 동명의 과일향 캐러멜에서 이름을 따 온 제목처럼, 잠시 새콤하고 달콤했다가 이내 녹아져 없어버리는 연애의 신기루를 좇는다. 종합병원에서 3교대 근무로 일하는 간호사 다은(채수빈)과 대기업으로 파견을 떠난 남자친구 장혁(장기용), 그리고 정규직을 사수하기 위해 혁과 경쟁을 벌이는 동료 보영(정수정)은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고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럭키>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이계벽 감독이 세 청춘 남녀의 현실 연애를 담아낸 <새콤달콤>의 첫 반응을 전한다.

남선우 기자

사회초년생이 중심에 있는 한국 로맨틱 코미디 상업영화가 얼마나 오랜만인가. <새콤달콤>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로맨스 장르가 TV 드라마나 OTT 시리즈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2시간 안팎의 호흡으로 관계를 조명하고 매듭짓는 시도가 요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갓 학교를 벗어난 20대 중후반 나이대의 캐릭터들이 근래 이 장르에서 환영받지 못해온 것 같다. 현실에서도 그들은 불경기와 취업난의 피해자로 더 자주 호명되고, 그로 인해 연애를 안/못하는 세대로 인식되는 중이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새콤달콤>은 이 세태를 의식하되, 그럼에도 사랑에 빠지는 청춘들의 속내를 파고든다. 영화의 세 주인공은 끊임없이 일한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출퇴근하거나 각자의 일터에서 밤을 새는 장면이 빈번하다. 불안한 고용상태와 각박한 업무환경은 이들의 연애를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비친다. 인물들이 피로한 상태에서 만남을 지속하는 걸 어려워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과의 미래를 생각하기 버거워한다는 점도 자주 암시된다. <새콤달콤>을 보며 ‘피로사회 로맨스’라는 말이 괜히 떠오르는 게 아니다.

<새콤달콤>은 이런 토대 위에 인물들을 세워놓고 자유자재로 필터를 갈아 끼운다. 관계의 시작부터 종말까지를 각기 다른 장르적 터치로 그린다는 인상을 준다. 초반부가 뽀얗고 따뜻한 순정만화 같다면 새로운 인물과 배경이 등장하는 중반부에는 코믹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톡톡 튄다. 후반부로 갈수록 리얼리티는 배가되는데, 이 점이 결말이 주는 타격감을 한층 강화한다. 배우들의 매력과 감독의 연출력이 빛나는 대목은 단연 코미디 신들이다. 엉뚱함과 능청스러움을 사랑스럽게 표현해 <새콤달콤>이라는 제목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아무래도 넷플릭스로 공개된다는 점이 양날의 검이다. 중후반부까지 어떤 관객은 이 영화에서 짐짓 상투성과 기시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특정 소재가 전개에 꼭 필요한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영화를 보다가 넷플릭스 창을 닫아버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정수는 마지막 10분 사이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10분이 어쩌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니 인내심과 기대감을 갖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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