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배우들의 이미지를 해체시키는 것도 연출자가 가진 의무라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남동철 프로그래머, 전규환 감독, 이화정 기자.
시네마톡에 함께 참여했던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배우들에 대한 질문 공세를 정리하며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 <마이 보이>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다. 전 감독은 “기존의 가족 드라마와 차별화된 가족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작별해야만 하는 심정을 가장 사실적이고 진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최대 숙제였으며, 진실에 가깝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각 인물들이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고 풀어내는 방식이 인위적이고 상투적인 분노의 표현으로 연출되지 않도록 무척 애썼다.”
관객은 전 감독의 영화적인 표현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중 한 관객이 “롱테이크를 자주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전 감독은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감정이 아니라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슬픔을 겪는 주인공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다.” 이에 남 프로그래머는 “기존의 영화와 달리 <마이 보이>는 격정을 겪고 난 뒤 감정을 추스르는 과정을 묘사하지 않음으로써 그 감정들을 관객과 고스란히 함께 나누는 영화”라고 작품을 본 소감을 더했다.
감독의 전작을 모두 챙겨보고 왔다고 밝힌 한 관객은 “이번 영화의 오프닝은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으나 엔딩에서의 과잉은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던 표현 방식이라 조금은 당황스러웠다”며 “연출자의 고의적인 과잉이었냐”는 솔직한 질문을 건넸다. 전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담은 영화와 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담은 영화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엔딩에서만큼은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대답하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한 그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차기작으로 충무로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막힌 액션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션영화 안에서 여러 가지 변주를 시도할 예정이다. 기존 영화들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전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한 정리와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까지 안겨주며 시네마톡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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