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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겠습니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
정예찬(객원기자) 사진 최성열 2013-12-09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영화영상학과 06학번 심현석

심현석은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학생이자 독립영화 감독이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자료를 찾아보니 필모그래피가 화려했다. 그 중 <외침>은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단편 부문에 초청되어 상영된 바 있고, <오늘의 저녁>은 올해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초청에 이어 밴쿠버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되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작품성으로 영화제에 초청된 것도 높은 성과이나 학생으로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영화영상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영화를 좋아하셨다.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영화동아리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영화를 많이 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영화관도 자주 다니고 <씨네21>을 정기구독하기도 했다. (웃음) 사춘기 시절의 나에게 영화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준 창구였다. 책도 마찬가지지만 시각적이라는 점에서 더 많이 끌렸던 것 같다. 예고 진학은 집과 멀다는 사실에 포기했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방송부로 활동하며 영상을 다뤄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자연스럽게 영화과로 오게 됐다.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06학번이라면 2년간의 공백이 있는 것인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우선 군대 앞뒤로 6개월씩 놀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작년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금 만들고 있는 영화를 위해 제작비를 마련했다. 물론 시나리오 작업도 계속해서 해왔다.

-<오늘의 저녁>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제작 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제작비를 모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영화라는 것이 돈이 꽤 드는 작업이다. 학생영화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20분짜리 단편을 만드는데 최소 500만원이라는 제작비가 든다. 돈이 없으니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나뿐만 아니라 영화 하는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든 제작비를 마련하려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닌다. 이 영화는 총 2000만원이 들었는데 영진위에서 1000만원, 학교 산학협력단에서 500만원, 크라우드펀딩으로 300만원, 그리고 자비 200만원을 보태서 만들었다.

-영화 제작 말고 다른 활동도 하나. =가끔씩 고등학교에 가서 영화 동아리 강사로 일한다. 고등학생들이 영화 만드는 일을 도와주는 활동인데 사실 봉사는 아니고 일종의 아르바이트다. 가르치는 일에도 관심이 있어서 현재 영화교육 관련 교직이수까지 마친 상태다.

-졸업 후 진로계획은. =더 공부할 것이다. 우리 학교에겐 미안하지만 동국대 대학원은 아니다. 전문영화교육기관으로 진학해 실력을 쌓고 싶다.

-뻔한 질문이지만 꿈은 무엇인가. =뻔한 대답이지만 영화 잘 만드는 게 꿈이다. 나 또한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 너무 작가주의적인 영화는 나 스스로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것이다. 기대해 달라.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SF영화는 정말 해보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SF장르가 힘들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는 바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래비티>나 <디스트릭트 9>처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런 영화는 한국 영화계의 예산 수준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학우들에게 합법적으로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는 팁을 전수해 달라. =우선 시사회 당첨이 있다. 왠지 그런 운이 따르지 않는 것 같다면 주위에 당첨이 잘되는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웃음) 시네마테크 등에서 진행하는 무료 상영회도 찾아보면 쏠쏠하다. 그리고 영상자료원! 평소에 보지 못하는 영화도 볼 수 있고 감독과의 대화도 많이 진행하기에 여러모로 많은 공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