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작은 목표를 세우면 노력도 조금밖에 안 하게 됩니다. 동기부여를 하려고 일부러 '넘버원'인 도쿄대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KBS 드라마 '공부의 신'의 원작인 만화 '드래곤자쿠라'의 저자 미타 노리후사(三田紀房.52)는 28일 서울 반포동 팰리스호텔에서 연 방한 기자회견에서 "본래 작품이 그리려고 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공부의 신'에 대해 "일본에서 방영한 드라마 '드래곤자쿠라'보다 분량상 더 길어 캐릭터 묘사가 잘 된 것 같다"며 "특히 강석호 변호사 역을 맡아 강한 리더십을 선보이는 김수로의 캐릭터가 가장 매력적이다"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소감을 묻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며 "일본에서만 반응이 있는 것도 고마운데 바다 건너 한국까지 간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공부 만화'로 불리는 '드래곤자쿠라'를 그리게 된 이유로 "잡지사에서 학원물을 만들자는 제안이 와서 내가 '목표를 세워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 만화로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보통은 그런 주제로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 만화를 그리는데, '공부'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나 자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부의 신'에서 강석호 변호사에 해당하는 인물 사쿠라기의 대사는 사실 나의 의견과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공부의 신'이 1등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들은 것과 관련해 "일본에서도 원작을 두고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건전한 경쟁은 학생 시절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도쿄대만을 목표로 삼은 것에 대해서도 명확한 목표가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였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주입식 교육을 미화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내가 쓴 원작 자체가 주입식 내용을 축소해 일본에서 화제가 됐던 '유토리교육(여유교육)'에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한 작품"이라며 "이 작품은 교육과 관련한 나의 의견일 뿐이지 교육의 정답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작품이 연재된 해에 도쿄대 응시자가 늘었다는 발표도 있었던 만큼, 학생들이 자신 있게 도쿄대에 도전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인 반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작 만화 결말에서 '전원합격'이 실패한 것으로 그린 이유를 묻자 "결말을 두고도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실패를 겪고 다시 도전하는 것 역시 청춘에게 귀중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며 "결과가 실패이더라도 자신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므로 헛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타 노리후사는 학생들을 겨냥한 듯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책에 공부 방법들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한둘이라도 실제로 실천해 점수가 오르는 것을 경험하면 공부가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주루겁게 콩부합시다(즐겁게 공부합시다)"라고 서툰 한국어로 당부했다.
미타 노리후사는 현재 '드래곤자쿠라'의 등장인물인 교사 이노 마마코(한국 드라마에서 한수정에 해당하는 인물)가 인재파견회사에 취직해 전직하는 사람들을 돕는 내용의 속편 '엔젤뱅크' 등 만화 3편을 집필ㆍ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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