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1980년대 국내 만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얻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2009 외인구단'이라는 드라마로 2일부터 MBC TV에서 전파를 타고 있다.
드라마는 오혜성의 '까치머리'와 최엄지의 순수한 이미지 등 주요 캐릭터의 특징을 고스란히 되살리고 있다. 다만 원작이 20여년 전에 만들어진 만큼 드라마는 일부 내용과 분위기 등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다시 빚어내고 있다.
21세기에 새롭게 탄생한 이 드라마는 원작 만화, 영화와 어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을까.
◇스토리
드라마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야구에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오혜성과 최엄지의 애절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돌팔매 실력을 자랑하던 오혜성은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 준 최엄지를 위해 인생을 걸고 사랑을 바친다.
야구선수가 된 오혜성은 필생의 라이벌인 마동탁과의 대결에서 퍼펙트게임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과시한다. 부상으로 곧바로 사라졌다가 기구한 사연을 지닌 야구 선수들과 함께 '공포의 외인구단'이 돼 나타난다.
원작에서는 '전승무패'를 장담한 외인구단이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오혜성은 마동탁과 결혼한 최엄지의 부탁으로 일부러 경기에서 지고 눈마저 멀고, 최엄지는 이 때문에 실성하게 된다.
제작진은 아직 드라마의 결말 부분을 어떻게 소화할지 확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원작 만화에서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드라마는 원작에 없는 에피소드도 다양하게 추가할 예정이다. 오혜성이 어린 시절 동네 소매치기를 돕기 위해 돌팔매질을 한다는 설정 등이 대표적이다.
◇캐릭터
아울러 드라마는 원작에는 직업이 없었던 최엄지에게 의상을 전공하는 대학생 등의 직업을 설정해 줬다. 성격도 우울한 면이 두드러진 원작과 달리 진취적이고 밝은 면을 강조할 예정이다.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사랑에 집착을 보이는 오혜성의 성격도 다소 순화하게 된다. 원작에서는 조연급 인물이었던 최엄지의 동생 최현지의 비중도 크게 늘어나 오혜성, 최엄지, 마동탁과 함께 멜로 라인에 포함된다.
특히 드라마가 원작에 비해 달라지는 점은 시대적 배경을 2009년 현대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야구 유니폼의 경우 원작에서는 '유성', '서부' 같은 한글을 활용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실제 프로야구 유니폼에서처럼 'Wolves' 등 영어로 이름을 새긴다. 또 유니폼 디자인도 국내 프로야구 각 구단의 것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화면과 음악
20여 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만큼 그동안 발전한 영상 기술도 화면에 반영된다. 야구장 관객의 응원 모습과 공이 날아가는 장면 등에 컴퓨터그래픽(CG)이 크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CG기술은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모습을 360도로 회전하며 찍는 장면 등 까다로운 촬영에 두루 사용된다. 이 드라마의 CG팀은 지난해 6월부터 관련 작업에 투입돼 역동적인 화면을 연출하는데 애를 쓰고 있다.
한편 최재성, 이보희가 주연을 맡은 영화의 경우 주제가인 '난 너에게'로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당시 인기 가수 정수라가 불러 크게 히트했다.
이번 드라마의 음악은 '주몽'과 '옥탑방 고양이'의 음악을 맡았던 임하영 음악 감독이 맡는다. 정수라의 '난 너에게'도 리메이크돼 드라마 O.S.T에 삽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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