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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골맛 본 전반전 뒤 후반전 시작"
2009-04-09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조성모(32)는 "전반전을 마치고 2년간의 하프 타임을 가진 후 후반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군 복무를 마친 그는 1년간 새 음반을 준비한 끝에 7집 '세컨드 하프(Second Half)'를 9일 발표했다. 7일 만난 그는 "같은 날 소집해제 된 김종국이 음반 내고 1등 하는 모습을 보면서 초조하고 불안했는데 오늘 음반 발매 전인데도 재주문이 들어와 기분이 좋다"고 크게 웃었다.

1998년 데뷔해 2005년까지 총 874만6천360장(한국음악산업협회 기준)의 음반을 판매한 그는 마지막 밀리언셀러 세대 가수로 불리며 전반전 동안 영광의 골 맛을 봤다. 2000년 '널 깨물어주고 싶어'라며 낯간지럽게 등장한 초록매실 광고, 2002년 소속사와의 분쟁은 헛발질을 한 기억이라고 한다.

요즘 신인들처럼 '월드스타'가 꿈이 아니라, 음반 한 장 내는 게 소원이었던 조성모에게 전반전 초기는 굴욕이었다.

얼굴이 촌스럽다는 이유로 '얼굴없는 가수'로 데뷔곡 '투 헤븐(To Heaven)'을 발표했고 당시 한 유명 PD는 조성모의 외모를 보고 "저렇게 생겨서 방송하겠어"라고 면박을 줬다. 김하늘이 출연한 '투 헤븐'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는 노래 주인인데도 주변만 맴돌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서태지와 김건모, H.O.T로 이어지는 빠른 노래에 대중이 싫증을 낼 즈음, 발라드를 냈기에 하루아침에 반응이 왔다. "초반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고 내 노래를 내 노래라고 밝히지 못한 시절도 있었다"고 말한 그는 "하지만 전반전은 '아시나요', '가시나무', '불멸의 사랑' 등의 히트곡을 내며 조성모로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KBS 2TV '출발 드림팀'이었다. 135만4천여 장을 판 1집과 204만7천여 장을 판 2집 사이 '출발 드림팀'에 출연했고 '만능 체육인'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출발 드림팀'이 국민적인 인기를 끌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 촬영에서 우승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만능 체육인' 이미지인데 공익근무요원을 가 욕도 먹었어요. 선천적으로 어깨 탈골이 잦았는데 '출발 드림팀' 촬영 동안 자주 다쳐 결국 오른쪽 팔 인대가 찢어져 수술을 받았거든요. 그런데도 현역으로 갈 걸 후회도 했어요."

하지만 그는 공익근무요원 기간은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조직생활을 통해 사람과 관계하며 사는 법을 배웠고, 동사무소 가서 등본 한 장 못 떼고 은행 업무에도 무지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도 했다.

후반전을 시작하는 조성모는 의욕이 차고 넘쳐 보였다. 전반전의 기억을 꺼내어 그때의 마인드를 다시 심고 있다고 했다. 공백기 동안 무대의 소중함을 깨달았기에 녹음 기간 내내 웃고 다녔다. 그는 이날도 소속사 대표에게 "하루라도 쉬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제 음악을 듣고 '조성모 맞아?'라고 할 정도로 실험적인 모험을 하고 싶었어요. 저는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라 보컬이니 액션, 드라마, 코미디 영화를 찍는 배우처럼 제 보컬로 많은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랬더니 주위에서 모두들 '학교는 가라'고 하더군요."

'학교는 가라'는 말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되 10여년 간 사랑받은 조성모의 음악 색깔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수록곡 중 김형석이 작곡한 '이야기', 이승환이 만든 '아팠잖아'가 '조성모 표' 노래다.

타이틀곡은 하정호가 쓴 '행복했었다'로 녹음 중 세 번이나 조성모를 울컥하게 만든 노래다. 자신의 노래에 울컥한 적이 언제였나 싶었다고 한다. 조성모가 아니라 '함께'의 노래이길 원했고,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노래가 좋은 노래라고 판단했다.

윤종신, 강현민, 에코 브릿지 등 의외의 작곡가들도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오며 가며 인연이 생긴 분들인데 '좋은 노래 하나만 주세요'라고 했어요. 오히려 작곡가들이 더 자유롭게 제 스타일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브리티시 록인 '트랜지스터'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설탕'이 변화가 클 다음 음반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다리입니다."

그는 올 연말 음반 활동을 마무리할 즈음 다시 만나면 "포기하지 않고 오길 잘했죠?"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건 잘 알고있다. 선배들의 길이 자신의 길인 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낙심하는 선배들을 볼 때면 남 얘기가 아니라고 느낀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도 펼쳤지만 올해는 한국에 '올인'할 계획이다.

"발라드 가수는 몸을 만들면 안되고, 노래할 때 스키니 진을 입으면 안된다고 울타리 안에 가두는 말들은 저를 자극해 오히려 힘이 나게 만들죠. 그래서인지 '음반 시장은 안돼'라고 얘기하니까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요즘은 몇억 들여 음반 한장 내고 반응이 없으면 한달 반 만에 활동을 접던데, 후배가 많아졌으니 끈기있게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네요."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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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