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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드라마, 연예계 불황 탈출 해법되나>
2008-10-2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예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이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대작 드라마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대비를 이룬다.

지난해 '태왕사신기'와 '로비스트'에 이어 올해에는 '에덴의 동쪽'을 시작으로 '아이리스'와 '카인과 아벨' 등이 잇따라 제작을 발표했다.

이들 드라마는 이구동성 "대작으로 불황을 탈출한다"고 말한다. 배용준, 이병헌, 송승헌, 소지섭, 송일국 등 한류 스타를 내세워 완성도 높은 '킬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라는 설명.

그러나 영화계가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제작비 100억 원 시대를 연 이후 얼마 안 가 침체에 빠진 전례를 들어 지금의 대작 드라마 제작 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킬러 콘텐츠'와 대작을 동일시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한다.

◇일본 시장에 기대건다

현재 제작되는 대작 드라마는 모두 한류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해외를 공략한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하지만 해외 시장이라는 것은 결국 일본을 겨냥한다는 의미로, 일본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나 수출이 제작의 성패를 사실상 결정짓는다.

'태왕사신기'는 450억 원, '로비스트'는 120억 원, '에덴의 동쪽'은 250억 원, '아이리스'는 200억 원, '카인과 아벨'은 80억 원의 제작비를 각각 내세운다. 회당 제작비가 적게는 4억 원에서 많게는 18억 원까지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국내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1억5천만 원에서 2억 원 사이다.

이 돈은 다 어디서 조달할 수 있을까.

송승헌 주연의 '에덴의 동쪽'은 방송 및 OST 판권을 일본에 60억 원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 송승헌의 초상권 등과 관련된 수익도 제작사에 일정 부분 돌아가게 장치를 해놓았다는 설명.

이병헌을 캐스팅해 내년 1월 초 촬영을 시작하는 '아이리스'의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방송사에서 받는 제작비를 제외하고, 80억 원 가량은 일본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이고 또 80억 원 가량도 국내 지자체 등의 협찬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욘사마를 내세운 '태왕사신기'가 일본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고, '로비스트'는 국내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던 점을 볼 때 과연 앞으로도 일본 투자를 낙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케일을 위한 스케일은 안된다

김영섭 SBS 드라마기획팀장은 "최근에 선보이는 대작들은 스케일을 위한 스케일을 내세우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내실은 없고 오로지 보여지기 위한 스케일만 추구하다보면 돈만 잔뜩 쓰고 결과는 안 좋을 위험성이 크다"면서 "한류를 겨냥한다면서 비싼 배우를 기용해 그들을 폼나게 해주려 규모를 키우다보면 그 규모에 치우쳐 정작 인간은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야기보다는 배우에 의존해 대작을 끌고 가려다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로비스트'다. 또 '태왕사신기'도 배용준이 없었다면 일본에서 그만큼의 성적이라도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시청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일본 시청자들이 따라가기는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또 드라마를 영화처럼 만들려고 하는 시도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은 분명히 다른데 요즘에는 자꾸 영화 같은 스케일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의 질이 특별히 좋아지지도 않는다"면서 "대작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대작을 외치며 제작비만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실과 접점 찾는 소재가 관건

최근 AGB닐슨미디어코리아가 발표한 태국의 9월 한달 드라마 시청률 순위를 살펴보면 10위 안에 한국 드라마가 6편이나 랭크됐다. '포도밭 그 사나이'가 1위를 차지했고 '왕과 나', '연애시대', '내 이름은 김삼순', '굿바이 솔로', '굳세어라 금순아'가 이름을 올렸다.

'왕과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경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다.

방송가에서는 "대작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접점을 찾는 소재 개발이 드라마 성공의 키포인트"라고 말한다.

실제로 일본을 강타한 것이 '태왕사신기'가 아니라 '겨울연가'였듯, 그동안 한류를 키워온 것은 대작이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멜로 드라마류가 더 많았다.

'아이리스'는 국가정보기관 특수요원을 주인공을 내세운 첩보 액션 드라마이고, '에덴의 동쪽'과 '카인과 아벨'은 형제의 운명적인 갈등을 그린다.

'아이리스' 측은 "사전 작업을 철저히 해 배우보다 스토리로 승부하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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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