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혼란 속에서도 놀이동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윤정원(차예련)과 밴드의 리드보컬 신은규(장근석)가 처음 만나는 신의 촬영이 꿋꿋하게 진행됐다. 이미 80%가량 촬영을 마쳤지만 오프닝신이다 보니 배우들과 감독 모두 설레는 모습이었다. “첫 촬영하는 기분이다.” <늑대의 유혹> 조감독 출신으로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연출을 맡은 강건향 감독이 말했다.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에 이어 인터넷 작가 귀여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세 번째 영화인 <도레미파…>는 정원의 옛 남자친구 강희원(정의철)과 정원, 은규 사이의 삼각구도를 그리는 로맨스물. 강건향 감독은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싶다”며 데뷔작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두 남자가 직접 연주 실력을 뽐낼 콘서트 장면은 아직 촬영하지 않은 상태. 촬영분은 없지만 응원 겸 들렀다는 정의철은 “근석이가 기타를 꽤 잘 치더라”고 귀띔했다. <도레미파…>는 12월 개봉한다.
“여름엔 매미 소리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동시녹음기사 이지수
“여름 촬영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시끄러운 매미 소리다. 태양이 가렸거나 하면 잠시 기다릴 수 있지만, 매미가 안 울 때까지 무작정 촬영을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도레미파솔라시도> 역시 여름에 찍다보니 매미 소리가 제일 거슬린다. 동시녹음 일을 한 지는 13, 14년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나는 시나리오 읽어보고 하고 싶은 영화만 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밴드하는 아이들이 나오고 노래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라서 선택하게 됐다. 오늘 촬영의 배경이 놀이동산이기 때문에 놀이기구 타면서 내는 비명이나 소음들은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지만 (가요가 흘러나오는 근처 스피커를 가리키며) 음악이 문제다. 이걸 그대로 쓸 수도 없고 쓰지도 못하니까. 조수 때부터 참여한 40∼50편의 작품 중에서는 특히 <봄날은 간다>가 기억에 남는다. 그때 내가 소리 녹음을 담당했는데 허진호 감독이 보리밭 소리, 대밭 소리 등을 따로 따달라고 해서 직접 소리를 채집하기도 했다. 소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연기자들의 감정이다. 목소리가 작더라도 감정만큼은 풍부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감정선을 잘 살려 달라는 식으로 조언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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