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42편의 세트 촬영을 소화했던 남양주종합촬영소는 현재 9월 말까지 촬영 스케줄이 모두 결정된 상황. 남양주종합촬영소 한화성 차장은 “작품과 작품 사이 공백이 생기는 일정을 예전에 비해 정교하게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작사가 그렇게 해서라도 촬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주의 아트서비스와 부산영상위원회 스튜디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트서비스 유석동 대표는 “7월까지 스튜디오 예약이 마감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작들만 8∼9편”이라고 말했다. 부산영상위원회 김정현 팀장도 “8월 말까지는 협의가 끝났다. 전년에 비해 촬영작과 협의 중인 작품 공히 두배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급작스러운 제작 편수의 증가는 충무로 상장시대의 부산물이다. 마술피리와 아이필름의 오기민 대표는 “올해 최소 90편, 어쩌면 100편을 넘길지도 모른다”며 “내부적 발전으로 작품 수가 증가했다면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외부 상황에 의해 인위적으로 제작 편수가 늘어난다면 결국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실적 발표에서 영화 관련 상장사들은 대부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화사들은 내년 매출과 실적을 극대화하려면 서둘러 제작에 임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국내 배급과 상영 인프라를 감안하면 좀더 신중히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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