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1인 시위 중인 박광현 감독(왼쪽)과 영화배우 김혜수
"영화인들이 청와대 가서 대통령한테 따져야 하는 거 아니에요? 국민들이야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먹고 살기 바쁘니까 그냥 마음 속으로만 그러고 만다고. 신경을 못 쓰는 거지. 사실 FTA 해봤자 재벌 회장님들 뱃살만 불어나는건데"(서울 중구 중림동 김영진 씨)
2월16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한 열혈 관객으로부터 "좀 더 세게 나가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있다. 이날 박 감독은 배우 김혜수 씨와 함께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릴레이 동시다발 시위에 나섰다. 박 감독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신인감독에게 빛을 주기 위해서라도 스크린쿼터는 꼭 필요한 장치"라며 "시위를 하는 동안 시민들의 격려와 조언을 듣다 보면 공부도 되고 힘도 난다"고 말했다.
이날 박 감독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김혜수 씨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여론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국익을 위해서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급작스러워서 국민들이 어떤 견해를 갖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언론 등을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를 둘러싼 논쟁이 알려지면서 이제 국민들이 신중한 판단을 내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한 "스크린쿼터 없이도 자력으로 한국영화가 발전할 수 있는 상황이야말로 행복할 것"이라며 지금 이렇게 영화인들이 시위를 벌이는 것은 그런 행복한 상황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