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중앙일보 1면 '대중음악은 보호막 없이도 버텨왔다'는 고의적 오보에 불과하다. 대중음악은 스크린쿼터보다 높은 60% 방송쿼터로 저작권료뿐만 아니라, 직접적 광고효과 보고 있다.
1. 과연 대중음악은 보호막이 없는가? 2월 13일자 중앙일보는 1면에 “대중음악은 보호막 없이도 버텨 왔다”는 제호 아래 신중현 씨의 음악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정부의 많은 지원을 받아온 영화와 달리 대중음악은 규제에만 시달려왔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은 적 없다“라고 실었다. 과연 그런가?
현재 방송위원회 '방송비율등의 편성프로그램 고시'에 따르면, “국내제작 대중음악: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대중음악 방송 시간의 100분의 60 이상”라고 고시하고 있어 티비와 라디오를 포함한 모든 매체에서 60% 이상을 편성하도록 되어 있다. 방송쿼터에 의해 편성된 음악비율만큼 저작권료를 받아가는 것과 함께,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광고효과를 얻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혜택이 몇몇 대형기획사의 가수 중심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보호막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중앙일보는 주류음악과는 거리가 있는 신중현씨의 인터뷰를 통해 마치 모든 음악들에게 보호막이 없었다는 듯이 호도를 하고 있으나, 이것은 명백한 오보이다.
2. 중앙일보가 멀리 음악계로 간 까닭은? 중앙일보는 조성진 음악평론가의 입을 빌어, “영화계가 국가정책으로 많은 배려를 받고 있는데도 지속적인 한탄을 하는 것을 보면 부러운 한편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고 실어 영화계와 음악계에 깊은 불신의 골이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 힘들여 음악계까지 갈 것도 없이 영화계를 들여다보자. 영화계 내부에서는 스타 배우들과 박봉의 스텝들 간의 깊은 갈등이 누구나 알만큼 드러나 있지만,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를 위해 다 함께 어깨 걸고 나선 상황이다. 왜 그런가?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영화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제작편수가 줄어들면 첫 번째 희생자는 박봉의 스텝들이 되기 때문이다. 굳이 중앙일보가 가까이에 있는 영화계를 인터뷰 하지 않고 멀리 음악계까지 간 까닭은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 현행유지에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계와 비해 음악계의 지원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이 문제는 스크린쿼터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문제이며, 오히려 영화 진흥의 모범사례를 음악 진흥으로 확산시켜야할 문제이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문화관광위원회는 ‘음악산업진흥법’ 제정안을 통과시켜 음악산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문화산업의 한편이 성장한다면 다른 한편의 지원도 함께 늘려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3. 중앙일보 1면은 전면광고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기사 하단에는 ‘한국무역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명의로 낸 “한미 FTA 꼭 가야할 길입니다!”라는 광고가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순간 1면 기사도 광고의 일부가 아니었나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일보에게 1면은 광고주를 위해 기사를 싣는 서비스 공간인가?
4. 한미 FTA의 장밋빛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집단이기주의자가 되는가? 한미 FTA는 장밋빛 미래라고 정부와 보수언론은 맞장구치며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부와 보수언론의 논리라면 당연히 국익을 위해 영화인들이 좀 양보를 했으면 하는게 국가경제를 고민하는 국민들의 순수한 마음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한미 FTA의 협상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주지도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미 FTA 협상이 IMF 보다 더 큰 충격과 변화를 가져오는 쓰나미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그저 구경꾼이거나 집단이기주의자가 될 뿐이다. 이미 농민이 집단이기주의자였고, 이제 영화인들도 집단이기주의자가 되었으니 협상이 진행되면 교사도 금융인도 의료인도 모두 집단 이기주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