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꼬일 대로 꼬인 극장 전산망 사업의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지구촌문화정보의 티켓링크가 시범 시스템으로 선정됐지만, 특혜의혹과 독점시비 등을 불러일으키며 난항을 거듭해왔다. 희망이 보인 건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취임하면서부터. 취임 직후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은 “정부의 전산망 사업 시행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조속히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가시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그 사이 각 극장들에는 티켓링크만이 정부 지정 시스템임을 확인하는 문화부의 공문이 보내졌다. 한편 지구촌문화정보를 제외한 업체들은 입장권전산망협의회를 발족시키는 등 일종의 시위를 강행했다. 정부와 업체들간의 골만 깊어진 것이다.
어쩐 일인지 문화부는 말이 없다. <씨네21>은 새해 들어 김한길 장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문화부는 몇 차례 난색을 표한 끝에 거절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전산망 사업과 관련해서 내부적인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만 설명했다. 혹시 장관의 발언이 ‘국감용’이었을까. 그럴 리는 없는 것 같다. 국감이 끝난 지난해 11월 당정협의 결과를 보면 그렇다. 당시 문화부는 중앙 서버는 티켓링크로 하되 각 시설의 현장매표소 시스템은 복수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절충안이긴 하지만, 이는 기존의 단일시스템 및 단일전산망안 철회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개선안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무로 일각에선 문화부 내에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있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하튼, 지난 3개월 동안 정부가 신중하게 전산망 문제에 접근했다면 조만간 합리적인 개선안이 나올 것이라고 아직 많은 영화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