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받은 성원을 돌려주겠다” 10회 부산국제영화제(10.6∼14)가 일부 공개한 올해 행사 및 프로그램들에서 전해지는 의지다. 6월7일 한국수출보험공사 강당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잡은 것에 대한 들뜬 자축을 경계했다. 대신, 영화제 성장의 동력이 아시아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로부터 나온 것임을 잊지 않겠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아시아 영화의 허브”라는 기치로 출발한 부산영화제가 열돌을 맞아 준비한 성찬의 일부를 소개한다.
PIFF가 추천하는 아시아 걸작선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뽑은 30편의 아시아 영화들이 영화제 기간 중에 상영된다. 영화제 쪽은 “책이나 자료를 통해 자주 언급되어 인지도는 높지만 실제로 관람 기회가 적었던 영화들을 중심으로 하되 국가별 안배원칙에 따랐다”고 밝혔다. 거장들의 경우, 비교적 국내에 덜 알려진 작품들이 선정된터라 벌써부터 관객들의 취향을 자극하고 있다. 주요 상영작 목록은 다음과 같다. <공포분자>(에드워드 양, 대만), <연연풍진>(허우 샤오시엔, 대만), <클로즈 업>(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순수의 시간>(모흐센 마흐말바프, 이란), <마하나가르>(사트야지트 레이, 인도), <만춘>(오즈 야스지로, 일본), <부운>(나루세 미키오, 일본), <대열병>(첸 카이거, 중국), <완령옥>(관금붕, 홍콩) 등 외에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스리랑카, 몽골 등 17개 아시아 국가의 대표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AFA(Asian Film Academy)
부산영화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으며 가장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AFA(아시안 필름 아카데미)다. "아시아 지역의 잠재적인 영화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교육사업은 올해가 첫번째 시도인 만큼 아직 큰 규모는 아니다. ’현장경험이 없는 잠재적 영화 입문자’ 20명과 현장 경험을 가진 영화인 8명 등 총 28명을 아시아 각 국가의 영화단체나 관련교육기관으로부터 추천받아 선발한다. 강사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내에서 3명의 감독과 2명의 촬영감독을 초청할 예정이다. 워크숍, 단편영화 제작 프로젝트, 세미나 및 인터뷰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교육기간은 총 3주.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화아카데미, 부산동서대학교가 공동주최한다.
부산국제영화제 1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
10월11일부터 13일까지 아시아 영화 연구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진행 예정인 학술대회는 먼저 “한국영화를 둘러싼 쟁점들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산업적, 문화적, 미학적 위치를 학문적으로 따져보고” 더 나아가 “아시아 영화의 활발한 교류와 아시아영화 네트워크 구축이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보고자 하는 자리다. 한국영화의 국제적 수용, 인터-아시아를 흐르는 판타지, 서구영화연구와 아시아영화 사이의 교섭, 동아시아 지역의 영화미학과 트랜스 컬쳐 등의 세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될 이번 토론의 장에는 김소영(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주진숙(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등 뿐만 아니라 크리스 베리, 샤를 테송, 더들리 앤드류, 토니 레인즈 등 해외 평론가 및 연구자들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