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의 인기를 업고 늦깎이 신인 김성수(29)가 주목받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풀하우스>에서 말끔한 정장 차림에 능력있고 쿨한 유민혁 역을 연기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으로 주연을 따낸 후 올 초 염정아의 파트너로 나온 MBC TV 수목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를 통해 브라운관 데뷔를 한 걸로 돼 있었다. 연이어 주요 배역을 따내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그의 과거(?)가 얼마 전 밝혀지며 화제가 됐다. 그는 "과거가 있는 몸이라 진짜 잘해야 해요. 절 보고 있는 팬들이 많거든요"라 말한다.
1998년 패션 모델로 활동할 당시 어린이 대상 SF 드라마 섭외가 들어왔다. 바로 아직까지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구용사 벡터맨>. 거기서 벡터맨 이글을 연기했던 것. 5살에서 10대 초반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도 아이들 때문에 자연스레 그 배역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는 "매니저도 없던 시절 정말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진지한 생각으로 출연한 작품이었고, 정말 조용필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웃으며 "다른 연예인에게는 사인해 달라고 하는데 내겐 '변신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과거' 이야기를 더 끄집어내자. 184㎝에 72㎏의 미끈한 체격은 1996년부터 패션모델로 활동해왔음을 저절로 드러내보인다. 그런데 처음부터 모델 조건에 맞는 체격은 아니었다. 무려 20㎏을 감량했던 것. 다이어트를 위해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군대 갔다온 후 처음으로 내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연기가 하고 싶었다. 어떻게 연기자가 돼야 하는지 몰라 모델부터 시작하자고 결정했다. 그 좋아하는 술도 끊으며 다이어트를 했는데 여자친구를 만나면 자꾸 먹게 됐다. 헤어지며 한 마지막 말이 '너를 만나면 운동을 못해'였다."
싱긋 웃으며 말하지만 연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절절한 '과거'가 또 어디있을까. 지금은 그 때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7년째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같은 혈액형(B형)이어서인지 잘 통한다는 여자친구가 있다.
자, 이제 그의 '과거'에서 나와 '현재'를 들여다 보자. "난 찢어진 청바지가 어울리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생각하는데 멋진 양복을 차려입고 있으니 좀 어색하다"고 했다. 디자이너 진태옥씨가 특별히 제작한 양복이 그의 극중 캐릭터를 설명해준다.
"영재(비)와 지은(송혜교)이가 티격태격, 그게 사랑인지도 모르면서 사랑 싸움을 벌일 때 옆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영재가 지은이를 사랑한다고 느끼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주는 인물"이라 소개했다. 능력있고 집안도 괜찮으며 바람둥이 기질까지 있어 여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는 인물이다.
그는 주요 배역중 가장 연장자답게 자칫 붕붕 뜰 수 있는 극 분위기를 안정시키는데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연기가 아직 미흡하고 답답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 "아직 내 연기가 폭발력이 있거나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유민혁을 표현하는데 좀 소심한 측면도 있다. 남은 기간 좀 더 적극적으로 연기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시청률이 좋으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웃으며 일한다"고도 전했다. 요즘 가장 힘든 건 더위다. 사무실 장면을 찍을 때 주5일제를 실시하는 한 건물에서 주말에 찍는데 전체 냉방시스템이라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 가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10여명의 스태프가 뜨거운 조명을 켜놓고 촬영하니 말 그대로 '더위와의 전쟁'이다.
"날 지켜봤던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김성수는 "살아오는 동안 난 엘리트 코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단계 한단계 밟아가는 심정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진지하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