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추억 속엔 온통 당신뿐이었습니다.”
보내는 사람이 말합니다.
“이 세상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당신이었습니다.”
가는 사람이 답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는 만질 수 없는 곳으로 떠나려고 한다. 무대에 서서 웃음을 선물해야 하는 삼류 개그맨 용기(이정재)는 그를 세상의 유일한 남자로 아는 아내 정연(이영애)이 세상에서의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고서 울음을 삼킨다. 영화 <선물>은 이렇게 웃음과 눈물의 멜로영화다. 삼나무의 울창함으로 둘러싸인 전남 보성의 숲길에서 그 애뜻함을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미혼의 오기환 감독은 “사랑을 잘 모르지만 너무 흔해서 그런지 사랑이야기는 진부하다는 고정관념이 강합니다. 도전하고 싶어요. 늘 곁에 존재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랑의 기류를 포착하고 싶습니다. 물론 슬픈 이야기지만 눈물을 과장할 생각은 없고요”라며 다시금 모니터로 눈을 돌린다. 촬영장소 뒤편의 녹차밭에서 불어오는 향긋한 내음처럼 영화 <선물>은 향긋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현재 90%의 촬영을 마치고 2월17일 관객과 만난다. 오늘은 왠지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어진다.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들고서….
사진·글 손홍주 기자light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