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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악의 불운?
2001-06-11

워런 비티는 폭탄이다? 워런 비티의 신작 <타운 앤 컨트리>가 흥행에 참패하자, 영국의 <가디언 언리미티드>가 박스오피스와 좀처럼 궁합이 맞지 않는 워런 비티의 불운을 이렇듯 다소 짓궂게 표현했다. 워런 비티는 아내 아네트 베닝과의 금슬을 과시한 <러브 어페어>, 더스틴 호프먼과 호흡을 맞춘 <더스틴 호프먼의 탈출>(Ishtar)이 관객과 평단에 냉대받은 악몽이 잊혀지기도 전에, 영화사에 길이 남을 불명예 기록을 하나 더 세운 것이다.

문제의 <타운 앤 컨트리>는 뉴욕의 건축가가 아내 아닌 젊은 여자에게 매혹되면서 겪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영화로, 중년 부부의 위기를 그린다는 의도로 제작됐다. 워런 비티 이외에도 골디 혼, 다이앤 키튼, 앤디 맥도웰 등 캐스팅도 꽤 화려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8500만달러에 이른 제작비의 8%에도 못 미치는 67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고, 4주로 막을 내렸다. 예견된 실패였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진단. 촬영중에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하고 배우를 바꾸는 등의 문제로 제작기간이 무려 3년이나 걸렸고, 이로 인해 제작비도 두배 이상 뛰었던 것. 지난해 4월에 완성했지만, 사전홍보를 위한 시사나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았다. 감독 피터 첼섬조차도 “엉망이다. 이토록 많은 돈이 낭비되는 건 처음 봤다”며, 영화에 ‘애정없음’을 공식 시인했다. 도 “부적절하게 시작해 재난으로 끝난 영화”라고 비난했다.

흥행적으로 가장 성공한 영화와 달리, 가장 크게 실패한 영화는 공식화되지 않기 때문에 단언하기 힘들지만, 이쯤되면, <타운 앤 컨트리>가 ‘가장 불운한 영화’로 등록될 수 있을 것 같다. 케빈 코스트너의 <워터 월드>, 지나 데이비스의 <컷스로트 아일랜드>, 존 트래볼타의 <배틀필드>를 따돌린 것만큼은 확실한 듯. 워런 비티, 지금쯤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지나 않은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