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지마동요해>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50일이 넘도록 흥행 1위를 지키는 것은 물론, 박스오피스 수익 또한 15억위안을 거두며 중국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언론은 14억 인구 중 극장을 자주 방문하지 않는 이들을 영화관으로 오게 한 입소문과 학교 주관의 대규모 단체 관람이 <나타지마동요해>의 흥행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나타지마동요해> 외에도 지금 중국 극장가엔 다양한 작품이 가득하다. 하지만 <나타지마동요해>의 흥행이 이후 개봉할 영화들의 성적에 낙수효과를 미칠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걸스 온 와이어> 나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모두 중국 극장가에선 이렇다 할 흥행 성과를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개봉작 중 눈길을 끄는 영화가 장국영, 왕조현 주연의 <천녀유혼>이다. 영화 팬들이 옛 명작을 기다린 것일까. <천녀유혼>은 일일 박스오피스 1, 2위를 오르내리며 <나타지마동요해>의 아성을 위협하는 중이다.
<천녀유혼>은 이한상이 연출한 1960년판부터 왕정이 연출한 2021년판까지 20회가 넘게 리메이크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최고라 일컫는 영화는 서극과 정소동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장국영과 왕조현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1987년판이다. 판타지 장르에 근간을 둔 귀신과 인간 이야기, 그리고 둘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담은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감정을 다루고 있어 개봉 40주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서극 감독은 <천녀유혼> 속 귀신들이 1980년대 홍콩의 무희들을 은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 속 착취와 생존이 얽힌 무희들의 공간을 통해 80년대 홍콩이 처한 사회적 불안을 드러내고, 이들이 기득권에 맞서 저항하는 이야기는 오랜 세월 사회의 불의를 마주한 관객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천녀유혼>의 이번 재개봉은 4K 리마스터링으로 이루어졌다. 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다 선명한 화면을 만들어냈지만 포스터는 1987년 당시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해 인상적이다. 홍콩영화의 찬란했던 한때가 다시금 스크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