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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스카이라인을 따라 흐르는 사랑, <대도시의 사랑법> 홍지영 감독 촬영 현장
이자연 사진 백종헌 2024-10-25

지난 1월22일, 낙산공원과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대도시의 사랑법> 촬영은 어두운 새벽녘 홍지영 감독의 지휘 아래 이어졌다. 홍지영 감독이 맡은 5~6화에서 고영(남윤수)이 첫눈에 반한 바텐더 규호(진호은)와의 깊고 애틋한 사랑은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따라 펼쳐진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에는 외로운 사정이 가득한 대도시의 전경은 이질적인 외피와 달리 알고 보면 남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고영의 평범한 연애사와 얼핏 닮아 보인다.

“저 표 없는데요? 그쪽 보러 온 거라니까요?” 고영에게 직진으로 다가가는 규호의 태도가 인상적인 장면. 규호에게 내심 호감을 가졌던 고영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상 속 선물” 같은 설렘을 담고 싶다는 홍지영 감독은 평범하지만 심도 깊은 연애 전선에 마음을 쏟았다. “처음 원작을 봤을 때부터 꼭 이 파트를 맡고 싶었다. 두 사람의 감정선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무엇보다 진호은 배우가 내가 상상한 규호와 정말 가까웠다.”

오늘의 주인공은 고영과 규호.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뮤지컬 극장에서 재회한다. 이른 아침에 진행된 촬영에도 남윤수, 진호은 배우의 활력과 에너지로 상기된 촬영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배우에게 디렉팅을 전하는 홍지영 감독. “뮤지컬 극장 장면은 5화의 일부다. 두 인물에게 주요한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투잡을 하는 고영의 일상에 규호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귀여운 밀당도 있고. (웃음) 여느 연애하는 커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런 보편성을 잘 드러내고 싶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 고영의 10여년을 보여준다면 5, 6화에서는 3여년의 시간이 훌쩍 흐른다. 보통의 연애와 늘 비슷하게 끝맺는 이별. 그것을 통해 고영은 변화하고 성장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전개에도 남윤수 배우는 고영의 중심축을 잃지 않는다. “남윤수 배우는 집중력이 뛰어나다. 밀도 높은 감정신을 잘 표현하고 신마다 모드 전환에 능숙하다. 자신만의 잠재력과 가능성의 세계를 지니고 있다.” (홍지영)

고단한 삶에 지친 고영이 일하던 중 자리에 누워 유튜브 영상을 본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인간이에요. 욕망에 지배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움직여야지, 누워 있지 말고.” 근면 성실을 보채는 영상 속 메시지는 고영과 현대인의 결핍을 엮는다. “대도시에 살지 않아도 현대인은 모두 외롭다. 무한히 연결돼 있는 것 같지만 모두 고립돼 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퀴어를 다루지만 모두가 마음 한쪽에 간직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형태가 특별히 다르지 않고, 모나지 않은. 외로운 세상에서 모두가 나아가고 싶은 사랑을 말한다.”(홍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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