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분기 실적 발표 후 스트리밍 전쟁은 넷플릭스의 천하통일로 마무리될 조짐이다. 광고 모델, 계정 공유 금지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정체됐던 구독자 수도 다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반면에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맥스(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피콕(유니버설)은 좀처럼 실적이 나지 않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라마운트의 경우 OTT에 올인하지는 않았지만 극장 시장에서의 부진이 그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극장 사업을 하고 있는 디즈니, 워너,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모두 마찬가지다. 극장보다 먼저 어려움을 겪었던 곳은 방송 시장이다.
하지만 케이블방송과 (여전히 메이저가 아닌) OTT 플랫폼에서 여전히 살아남기 위한 행보를 보이는 회사가 있다. <브레이킹 배드> <베터 콜 사울> <워킹 데드> 시리즈로 유명한 AMC다. 오랫동안 프리미엄 케이블 채널로 포지셔닝을 했을 뿐 아니라, <워킹 데드> 시리즈는 케이블 역사에서 기록할 만한 성공을 거뒀다. AMC에서 만드는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이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MC는 넷플릭스, 맥스와 같은 OTT에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는 동시에 202년에 OTT 서비스인 AMC+를 론칭했다. AMC는 많은 자체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고 BBC Amercia, IFC, 선댄스 TV, We TV와 같은 다른 방송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 경쟁자들과 비슷한 구독료 8.99달러로 시작했다. OTT 론칭 후 스핀오프작 <피어 더 워킹 데드>를 포함해 <워킹 데드> 시리즈를 확장한 작품만 5개가 더 나왔는데 이는 <워킹 데드> 팬이면 놓칠 수 없는 콘텐츠다. 유사한 느낌의 시리즈물을 매년 만들어 장르 팬덤을 유지하는 전략도 잊지 않았다. 또 한 가지 특이점은 가성비다. <워킹 데드> 시리즈도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AMC+에서 나온 작품들은 에피소드당 제작비가 100만달러(13억원) 미만이다. 다른 경쟁자들이 텐트폴 작품을 만드는 데 열 올리며 제작비를 과도하게 쓰는 것과 달리 TV네트워크에서 광고로 어느 정도 비용이 충당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OTT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이윤을 내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광고 모델을 도입해 4.99달러로 구독료를 낮췄다. 이는 TV네트워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1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AMC+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