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3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2024 영진위 사업설명회를 열어 지난해부터 불거진 올해 영진위 예산의 전방위적 삭감과 사업 폐지 논란, 세부 사업의 주요 변경 사항을 설명했다. 지난해 <씨네21>(1424호, ‘예산은 줄고 말할 곳은 없다, 2024년도 영화진흥위원회 예산 논란’)이 보도한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과 큰 변화는 없었다. 지역 영상 생태계 기반 마련 사업의 폐지가 확정됐고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사업과 국내외 영화제 지원사업의 예산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사업 예산은 지난해 114억원에서 올해 67억원으로 줄었다. 지원 작품 수도 지난해 대비 절반 아래 수준인 49편 내외다. 지원자의 자기부담금 10% 편성 의무 사항 신설, 장편 극영화·다큐멘터리 부문의 지원 대상을 개인 아닌 제작사로 한정한 변화에도 영화인들은 우려를 표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지금 한국 영화시장에서 독립예술영화인에게 능력껏 돈을 마련해오란 논리를 납득하기 어렵고, 개인 창작자가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전에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 이치에도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영화제 지원사업의 예산은 2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원 수는 40개에서 10개로 크게 줄었다. 나눠서 진행해오던 국제 및 국내 영화제 지원사업을 통합했다. 2018년부터 이어졌던 지역 영화 지원 관련 사업은 전면 폐지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지역 영화인 및 영화단체 연합, 국내개최영화제연대 등이 해당 사업들의 폐지·축소에 반대 의견을 성명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민욱 부산독립영화협회 대표는 “지역 영화 지원사업까지 사라진 마당에 국제 범위의 영화제 위주로 지원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 소규모 영화제가 있을지 의문”이며 “영화제 단기 스탭의 인건비 사용도 불가능하게 바꾼 조항은 어떤 이유인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난감”하다고 일갈했다.
한편 2024 영진위 지원사업 예산 총액은 “전년 대비 38.5% 줄었다”.(박기용 영진위 위원장) “지난해 초부터 세수 감소에 따라 정부의 예산 기조가 긴축재정”으로 바뀌었고 “영화 생태계 급변에 따른 영화발전기금 고갈로 영진위의 발언권이 무척 약해졌다”라는 이유다. 더하여 박기용 위원장은 “정부가 준조세 성격의 영화 입장권 부과금을 손질하려 해 올해 안에 영화발전기금의 체계 변화”가 있을 것이며 “지난해 말 기준 영화발전기금 잔액은 40억원뿐이라 영진위의 재원 다각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