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기념일을 맞은 인도는 통쾌한 액션극이 흥행 중이다. 먼저 발리우드에서는 <가다르2>가 주인공이다. 아닐 샤르마 감독, 써니 데올 주연의 2001년작 <가다르>의 속편으로, 20년이 지나 영화인에 정치인이란 이력을 더한 써니 데올이 다시 한번 과거의 동지들과 의기투합했다. 1947년 인도-파키스탄의 분리 독립 당시 힌두-무슬림 폭동을 배경으로 했던 전작에 이어 후속작은 1971년 인파(인도-파키스탄) 전쟁이 배경이다. 국경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던 아버지(써니 데올)가 실종되자 포로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 아들이 구하러 나서지만 오히려 자신이 포로로 붙잡히고 만다. 아들은 원한을 품은 채 복수를 벼르던 파키스탄 장군에게 고문을 당하고, 이때부터 아버지의 ‘집 나간 아들 구출 작전’이 시작된다. 해머를 들고 홀로 적군에 맞선 써니 데올의 액션은 인상적이지만 해묵은 원한을 배경으로 한 내용은 신선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과거의 향수에 의지한 영화다. 그럼에도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지역 영화에서는 라즈니칸트의 169번째 영화인 타밀어 액션 스릴러 <교도관>이 폭주 중이다. 이 영화 또한 <가다르2>처럼 영웅적인 아버지가 주인공이며,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슈퍼스타에 걸맞은 역할을 선사한다. 악당에 맞서 가족을 보호하고, 또 그러한 가족애를 초월해 정의를 구현한다는 이야기다. 교도관이었다 은퇴한 경찰 아버지는 현직 경찰로 갱단을 쫓던 중 실종된 아들을 위해 직접 나서는데, 악당은 나머지 가족까지 위협하고, 이를 극복해가는 사이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된 아버지는 정의를 택한다. 다소 틀에 박힌 면도 없지 않지만 뻔한 흐름을 비트는 반전을 보여주는데, 8월10일 개봉해 전세계 50억루피(약 80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올해 최고의 인도영화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라즈니칸트의 영화는, 회사에서 직원에게 관람할 시간을 따로 내준다는 소식도 들릴 만큼 분위기가 좋다.
반면 요즘 인도영화는 너무 과격하다는 인상을 주는데, 이럴 때 마음을 다스릴 만한 영화가 바로 란비르 싱과 알리야 바트의 <록키와 라니의 사랑 이야기>다. 어울리지 않는 두 집안에 얽힌 가족극으로, 부잣집과 명문가 출신인 두 남녀 록키(란비르 싱)와 라니(알리야 바트)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만 둘만이 아닌 가족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것이 특징이다. 집안간 의외의 관계가 밝혀진다거나 각자의 집을 바꿔 살아보기로 하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여기에 배우들의 감성 충만한 연기가 어우러진다. 만약 최근의 인도영화가 지나친 애국주의에 과거의 영광을 재탕하고 본연의 색깔을 잃었다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인도의 이야기는 훌륭한 매력을 발산하곤 하는데, 긍정적인 분위기에 풍자를 곁들여 많은 사람들이 반길 만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