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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이례적 흥행과 그 여파, 보수층 집결시킨 논란의 저예산 영화

한편의 저예산 독립영화가 올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하나둘씩 제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운드 오브 프리덤>으로, 알레한드로 몬테베르데 감독 연출에, 짐 커비즐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으며, 연방수사요원이 인신매매된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남미에서 위장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다. 1450만달러가 소요된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개봉한 뒤 8월6일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1억6300만달러라는 놀라운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뒀다. <플래시>(미국 내 수익 1억700만달러)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미국 내 수익 1억5100만달러)을 가뿐히 넘어섰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흥행 성적 1억달러를 넘어선 첫 저예산 독립영화다.

이 작품은 본래 2018년에 제작됐으나 폭스 라틴아메리카가 배급을 맡은 후 2019년 폭스사가 디즈니로 합병되면서 잊힌 영화가 됐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제작자 중 한명이 다시 판권을 가져온 후 올해 초 앤젤 스튜디오스가 배급을 맡아 개봉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21년 창립한 제작·배급사 앤젤 스튜디오스다. 주로 종교적인 성향의 작품을 기획하고 극장 배급 및 스트리밍하는 곳으로, 크리스천과 보수주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풀뿌리 홍보와 에퀴티 크라우드 펀딩(온라인을 통한 투자자 모집)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경우, 배급 및 마케팅 경비 500만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에퀴티 크라우드 펀딩을 펼쳤고, 2주 동안 7천명 이상의 소액 투자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들 투자자들은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흥행 성공으로 개별 투자액의 120%를 회수하게 됐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흥행 성공을 모두가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주연을 맡은 짐 커비즐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인터뷰를 해 논란이 있었다. 이 작품을 지지하는 유명인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멜 깁슨, 마크 월버그,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등이어서 눈길을 끈다. 특히 트럼프의 경우 자신의 뉴저지주 사유지에서 커비즐과 시나리오의 실제 바탕이 된 팀 발라드 등과 함께 특별 시사회를 가진 후 작품을 추천해 보수주의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이 작품의 투자자 중 하나가 아동 납치사건에 연루돼 체포되는 뉴스까지 전해지고 있어 씁쓸함을 지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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