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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이: 저주, 돌아오다’는 여성들을 위한 공포영화”
남선우 사진 오계옥 2022-12-12

김태경 감독의 <므이>가 작품의 배경이었던 베트남에서 후속작으로 리메이크되었다. <므이: 저주, 돌아오다>가 9월 베트남 개봉 후 12월7일 한국에서도 공개되었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부산아시아영화학교(AFiS) 졸업생인 항찐 감독. 국제영화비즈니스아카데미 2기 졸업 당시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연출자이자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한편 배급사 스카이라인미디어와 실버문라이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베트남 영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므이: 저주, 돌아오다>는 원작에도 등장한 초상화 에피소드를 화가의 집에 얽힌 전설로 풀어낸다. 과거 사건으로 소원해진 두 친구가 우연히 재회하면서 그림의 저주가 손을 뻗는다. 가수이자 배우인 찌푸, 모델 출신의 신예 리마탄비가 두 여성의 어긋난 우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한국 개봉을 기념해 서울을 찾은 감독 항찐, 배우 찌푸, 리마탄비를 만났다.

왼쪽부터 리마탄비, 항찐, 찌푸.

-<므이: 저주, 돌아오다>가 9월 개봉 후 베트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원작 국가인 한국에 온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찌푸 한국에 여행은 많이 와봤는데, 일로 올 수 있어 너무 좋다. 배우로서 베트남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

리마탄비 한국에 베트남 공포영화가 개봉하는 건 처음으로 알고 있다. 한국 관객이 베트남 영화에 더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항찐 감독은 부산아시아영화학교(AFiS) 졸업생으로서 금의환향했다. 외국인 졸업생이 작업한 상업영화가 자국 흥행 후 한국에서 개봉하는 첫 사례라고 들었다.

항찐 감사하다. 한국에서 1년 간 열심히 공부한 덕에 이런 결과를 얻었다.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해보겠다고 하자 주변인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을 한국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최근 베트남 영화 시장의 분위기도 궁금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부터 회복하는 중인가.

항찐 코로나19 이전 상황의 70% 정도는 회복했다고 본다. 극장이 아직 완벽하게 복귀하지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므이: 저주, 돌아오다>도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을 두 번 정도 연기했었다. 베트남, 한국 영화인들 모두 힘든 시간을 겪었을 테다.

항찐 감독

-2007년 개봉한 김태경 감독의 <므이>를 어떻게 접했나. 그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봐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항찐 베트남에서 한국영화가 <므이>가 개봉했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분명히 그 영화의 기억이 남아있으리라 확신했다. 이 작품을 리메이크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을 받았을 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연출을 맡았다. 무서운 영화지만 강한 느낌을 주기보다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고 드러낸다. 여성들을 위한 공포영화라고 생각했다.

-몇 년까지만 해도 베트남 당국이 작품을 검열하는 등 공포영화가 제작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알고 있다. <므이: 저주, 돌아오다>는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항찐 우리 영화는 16세 이상 관람 가능 판정을 받았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영화, 성인만 볼 수 있는 영화 딱 두 가지로만 나뉘던 이전에 비해 많이 완화된 기준이다. 영화를 검열하는 사례도 드물어졌다. <므이: 저주, 돌아오다>도 커트 당한 장면 하나 없이 개봉할 수 있었다.

-배우들은 두 여자의 와해된 우정을 다룬 <므이: 저주, 돌아오다>의 감정선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궁금하다.

찌푸 나는 원래 공포영화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웃음) 그런데 시나리오가 좋아서 내가 맡은 캐릭터 린의 심리를 계속 연구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까지 배우로서 보여주지 못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동안 부드러운 역할을 많이 맡아왔기에 이 작품은 나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리마탄비 연기할 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만 상대 배우인 찌푸에게만 집중해서 상황에 몰입하려고 했다.

배우 찌푸

배우 리마탄비

-공포영화를 무서워한다면 촬영 중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을 테다.

찌푸 영화에 천장에 목을 매단 형상을 보는 신이 있다. 현장에 리얼하게 재현돼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 인상이 너무 강해서 가위까지 눌렸다. 떨쳐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리마탄비 찌푸와 농장에서 싸우는 신을 찍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언니를 때려야 했는데, 나는 한 번도 누굴 쳐본 적이 없다. (웃음) 남자들과 싸우는 액션 신은 괜찮은데 친한 언니를 때리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맘에 걸렸다. 다행히 언니가 한 번에 가자며 마음을 풀어줬다.

-배우들이 작품을 촬영하고 함께 한국까지 오면서 더 가까워졌을 것 같다.

찌푸 우리는 대본 리딩 때부터 감독님으로부터 친해져야 한다는 미션을 받았다. 그래서 친해지기로 결심한 건데 이젠 정말 친한 사이가 되었다. 촬영이 끝나고서도 자주 시간을 보내고 통화하는 사이가 되었다. 영화의 또 다른, 새로운 엔딩 장면이 아닐까 싶다. (웃음)

리마탄비 배우로서 아직 많은 경험을 하지 않은 상태라 찌푸에게 많이 의지했다. 언니가 자기 경험을 많이 얘기해주고 모르는 것을 알려줘서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찌푸 올해는 영화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가수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가수로서 좀 더 발전했으면 한다.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내가 하고 있는 코스메틱 사업의 번창이다. 언젠가 사업이 잘 돼서 한국에도 내가 만든 화장품을 소개할 수 있었으면 한다.

리마탄비 베트남에서 무척 성공한 영화 <퓨리>의 후속편이 곧 공개된다. 많은 분들이 기대 중인 이 작품에서 주연으로 발탁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광고나 영화를 통해 해외 진출을 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항찐 앞으로도 영화 제작에 몰두할 예정이다. 내게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제 베트남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그런 관점으로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한국에서 다음 작품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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