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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초등부 대상작 오유성 학생의 ‘원더’
오유성 2022-11-11

‘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영화 <원더우먼>을 봤으면서 <원더>는 보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원더우먼>을 보고 나서 놀라지 못했던 서운함을 <원더>를 보고 달래보자. <원더>(Wonder)는 제목 그대로 놀라움을 준다.

주인공 이름은 ‘어기’다. 어기가 분만실에서 막 태어나는 순간, 이 감격스러운 장면을 찍고 있던 아빠는 카메라를 놓치고 만다. 놀랐기 때문이다. 시작이 이래서 원더(Wonder)는 아니다. 진짜 원더는 그다음부터다. 어기는 안면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30번 가까운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다음주면 어기가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날, 헬멧을 쓴 어기는 혼자 말한다. “어딜 가나 쳐다보니까 너무너무 무섭다”고. 두려워하는 어기에게 가족들은 충고를 해준다. 엄마는 “누가 유치하게 굴수록 어른스럽게 대해주라”고 하고, 아빠는 “건드리면 들이받으라”고 한다. 어기만큼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학교 가기가 두려웠던 적이 있다. 숙제를 안 해서, 친구와 싸워서, 나쁜 고학년 형들 때문에 등등. 그때는 어떠한 충고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음날 어기는 헬멧을 쓰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간다. 헬멧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손은 얼마나 따뜻했을까. 학교 앞에서 헬멧을 벗을 때, 엄마는 기도한다. “하나님, 애들이 어기를 친절하게 대하게 해주세요.”

나는 <원더>를 세번 봤다. 첫 번째는 아빠와 함께 그냥 봤다. 두 번째는 학교 수업시간에.

그리고 나에게도 학교에 가기 위해서 헬멧이 필요한 어떤 일이 생겼고, 어기가 두려웠음에도 어떻게 학교에 갈 수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 세 번째로 봤다. 사실 헬멧은 두려움으로부터 아무것도 지켜주지 않는다. 두려움으로부터 숨는 방법이었다. 어기 엄마의 기도처럼 나에게 필요한 것은 친절이었다. 그제야 이 영화 포스터에 쓰여 있던 한줄이 생각났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이제부터 어기의 두려움은 그 정체를 드러내고, 어기는 힘겨운 싸움을 앞두고 있다. ‘과연 어떻게 될까?’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 영화니까, 결말을 예상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첫 번째, 두 번째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시시하기도 하고 보고 나서도 금방 잊어버렸던 것 같다. 하지만 세 번째 보면서는 한 장면도 놓칠 수가 없었다. 내가 겪는 일이기도 했고, 나 역시 어기처럼 해피 엔딩이 필요했다. 어기를 보면서, 나도 어기가 되어 그 방법을 알아내야만 했다. 그리고 아프고 슬펐다. 어기가 울면 나도 울었고, 어기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었다. 나도 어기가 되었기 때문에. 어기의 고통과 슬픔은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어기의 고통은 어기의 얼굴 때문이었고 얼굴을 바꿀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영화가 해피 엔딩이었을까? 이미 두번을 봤는데 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영화에 집중했다.

어기를 괴물이라고 대놓고 놀리는 아이와 말은 하지 않아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친구들. 그 정도는 점점 심해졌다. 어기는 엄마에게 말했다. “괜찮은 척하려고 해도 안돼”라고. 그리고 엄마에게 묻는다. “계속 이럴까?” 나는 엄마의 대답이 너무 궁금했다. 이 상황에서 뭐라고 대답해줄 수 있을까? 나도 그 대답이 필요했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은 “모르겠어”였다.

어기는 고통에 익숙해졌다. 헬멧이 없이도 학교에 갔다. 이것이 첫 번째 대답일 것이다. 참아내는 것, 그러면 익숙해 진다는 것. 그러다가 같은 반 친구 잭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잭은 어기에게서 괴물 같은 얼굴이 아닌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둘은 친구가 된다. 이것은 두 번째 대답이다. 나에게 좋은 점이 있다면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 그러면 좋은 일도 따라온다는 것.

이때 작은 좋은 일은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작은 것이 크게 느껴질 때, 크게 잃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모든 문제가 한번에 해결될 수는 없었다. 잭이 어기를 위해서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잭에게 친구는 어기뿐만이 아니었다. 잭은 어기를 싫어하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어기에 대해 나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어기는 우연히 듣게 된다. 그리고 어기는 잭에게서 받은 우정과 위로보다 더 큰 배신감과 상처를 입는다. 집에 돌아온 어기는 소리친다. “나에게는 잭뿐이었어”라고. 이때가 어기에게 가장 큰 위기였다. 이제부터 어기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었다. 집단 괴롭힘이 이어지자 어른들이 나선다. 잘못을 한 아이의 부모는 자기 자식을 변명한다. 마치 이 모든 일이 어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듯. 그러자 변명하는 부모에게 교장 선생님이 단호하게 말한다.

“외모는 바꿀 수 없어요.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

나는 이것이 세 번째 대답이라고 믿는다. 어른들의 도움. 나는 오늘밤 엄마, 아빠에게 말할 것이다. “엄마 아빠, 학교에서 힘든 일이 생겼어.”

어른들의 도움으로 누구의 잘못인지가 분명해지자, 학교에서 친구들의 잘못은 줄어들었다. 어기는 학교생활에 차츰 익숙해졌고, 친구들은 점점 어기의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들 역시 어기의 못생긴 얼굴에 익숙해지면서 얼굴은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작고 좋은 것들이 뭉쳐지면서 커져갔다. 어기가 졸업하는 날이 다가왔다. 교장 선생님은 어기에게 메달을 수여한다. 모두가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며 기뻐했다. 영화는 끝나고, 엄마의 기도는 이루어졌다. ‘세상이 어기에게 친절하게 대하게 해주세요.’

이 영화의 놀라움은 괴물 같은 어기가 갑자기 왕자로 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친절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친절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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