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문을 연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이하 평창영화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평창영화제측에 내년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8월23일 통보했다. 이어 보조금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도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열린 평창영화제의 경우 강원도로부터 18억원, 평창군으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아 개최했던 만큼 강원도의 지원 중단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폐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사단법인을 유지할지는 내부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의논할 예정이다.
현 상황에 대해 김형석 평창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정선여성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강릉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중단된 상황이다. 국가 전반에 경제적 타격이 생기면서 문화 관련 예산을 가장 먼저 줄이는 듯하다.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선두에 서기 위해서는 영화제를 통해 새로운 창작자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업물을 대중에 선보여야 한다. 영화제가 지역 문화 흐름에 크고 작은 기여를 해왔는데, 미시적인 시선으로만 판단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평창영화제는 평화, 공존, 번영을 주제로 안정적으로 개최돼왔으며, 올림픽 메달플라자와 평창읍 바위공원, 감자창고 등을 영화관으로 탈바꿈하면서 지역 특성을 십분 활용한 축제의 선례로 꼽히기도 했다. 올해 예정된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된다. 9~10월에는 강원도 평창, 철원, 양양, 영월, 화천 등의 작은영화관에서 순회상영전을 개최하고, 10월에는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 ‘차근차근 상영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