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트>는 경미 모녀가 하룻밤 내내 연쇄살인범 도식에게 쫓기는 모습을 전시하는 스릴러영화다. 도식에게 살인은 놀이나 다름없다. 인적 드문 골목길에서, 경찰서에서, 심지어 집 안까지 쫓아오는 도식의 존재는 서사에 공포와 긴장감을 심어둘 만큼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그게 스릴러 장르에서 악역이 맡은 역할이라고 할지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장애를 가진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겁을 잔뜩 먹은 채 2시간 가까이 밤거리를 내달려야 하는 경미 모녀를 지켜보는 일은 불편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 경미 역할을 맡은 배우 진기주의 성실한 연기만큼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단편 <36.5˚C>를 연출한 권오승 감독의 장편으로,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