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으로 상영된 스티브 매퀸 감독의 <러버스 록>은 1970, 80년대 영국 흑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TV 미니시리즈 <스몰 액스>중 한 에피소드다. 영국에서는 <BBC>에서 방영하며, 미국에서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소개된다. 이 시리즈는 총 5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 영화제에서는 <러버스 록> 외에도 <맨그로브> <레드, 화이트 앤드 블루> 등 3편이 함께 공개됐다. 이외에도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이 암살되기 전까지 수년간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대상이 되어 사생활을 감시당했던 이야기를 다룬 샘 폴라드 감독의 다큐멘터리 <MLK/FBI>, 프랑스 경찰의 지나친 폭력 행사에 대한 다비드 뒤프렌 감독의 <더 모노폴리 오브 바이올런스>, 웨스트 필라델피아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와 인권운동가들의 생활을 다룬 에브라임 애실리 감독의 <인헤리턴스>, 소설가 제임스 볼드윈의 파리 방문기를 담은 테렌스 딕슨 감독의 <미팅 더 맨: 제임스 볼드윈 인 파리>, 윌리엄 클라인 감독의 1974년 다큐멘터리 <무하마드 알리, 더 그레이티스트> 등도 상영됐다. 동명 브로드웨이 쇼를 각색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아메리칸 유토피아>도 소개됐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극장 상영회는 열리지 못했지만 링컨센터가 위치한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국한돼 한정된 영화 팬들만 참석 가능했던 과거에 비해 좀더 폭넓은 관객층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자동차극장을 통해 뉴욕시 브루클린과 퀸스, 브롱크스에서도 야외 상영회가 열렸고, 버추얼 시어터를 통해 미 전국의 영화팬들이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감독과 배우 등 영화 관계자들은 줌을 통한 화상 인터뷰에 다수 참여해 장시간에 걸쳐 작품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인터뷰들은 유튜브 채널 <필름 앳 링컨센터>에 거의 실시간으로 공개돼 영화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 작품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가 소개됐다. 2002년 <생활의 발견>으로 처음 뉴욕영화제에 초청된 홍 감독의 영화는 2018년 <풀잎들>과 <강변호텔>에 이어 <도망친 여자>까지 총 15편이 소개됐다. 한편 이번 뉴욕영화제에 출품된 총작품의 수는 지난해에 비해 2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