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Homeless)
임승현┃한국┃83분┃2020년┃한국경쟁┃온라인
갓난아이 우림을 키우는 한결과 고운은 찜질방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얼마 되지않는 전 재산은 부동산 업자에게 사기당했고, 고운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우림은 찜질방에서 다리를 다친다. 한결은 배달 대행 서비스를, 고운은 전단지를 붙이며 성실하게 일하지만 우림의 병원비 내기도 막막한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결국 세 사람은 한결이 자주 배달을 가던 할머니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한결은 할머니가 미국으로 여행 가면서 잠시 집을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지만, 고운은 한결의 말이 어딘가 미심쩍다. <홈리스>는 현세대의 가장 큰 화두인 주거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기성세대에 기대지 않고선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의 절망적인 현실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어렵게 이룬 세 가족의 평화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모래성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안정된 삶에 대한 욕망과 양심의 끊임없는 충돌이 박정연 배우와 전봉석 배우의 얼굴 위에 선명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