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유통환경개선위원회 3월9일 발족
영화인회의 산하에 젊은 영화배급업 관계자들의 모임이 생겼다. 가칭 영상물유통환경개선위원회(이하 영유위)가 올 초부터 물밑 접촉을 갖기 시작해 오는 3월9일 정식으로 발족할 계획이다. 영유위가 관심을 끄는 건 그간 배급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건을 토론하고 공조체제를 갖춘 일이 드물었기 때문. 개별 극장을 상대로 자사영화를 걸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사람들이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모였으니 의아해할 만도 하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무엇보다 극장에 대한 교섭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안으로 올라 있는 문제 중 하나는 극장부율 조정문제다. 현재 배급사와 극장의 부금결제비율은 외화는 6:4, 한국영화는 5:5다. 배급사가 가져가는 몫이 한국영화보다 외화가 높다. 당장 한국영화도 6:4로 바꾸자고 주장하긴 힘들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영유위에 참가하고 있는 시네마서비스 배급팀 실장 이하영씨는 일단 시급한 것이 “정보교환”이라고 말한다. 관객 수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배급사든 합리적인 배급전략을 짜기 어렵다는 것. “극장별 관객 수, 요일별 관객 수, 주간별 관객 수 등이 정확히 집계되면 부율조정도 유동적으로 할 수 있다. 1주차엔 6:4, 2주차엔 5:5 같은 형태로. 각 회사가 통계만 공개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개별 배급사에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극장이 있을 경우, 공동전선을 펴서 배급사의 힘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멀티플렉스의 힘이 점점 세지고 있는 상황이 배급사들이 결속할 필요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영유위에 참가한 배급사들은 시네마서비스, 튜브엔터테인먼트, 씨네월드, AFDF, 아이엠픽처스, 미로비전, 필름뱅크, 패스21, 시나브로엔터테인먼트 등. 5개 직배사와 CJ엔터테인먼트, 코리아픽처스 등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영유위의 최대 걸림돌은 극장쪽이라기보다 내부 조율문제일 것이다. 협력과 경쟁의 두축이 제대로 균형을 잡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남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