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줄거리를 따라가보면 <리바이어던>은 전형적인 사회고발 드라마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하나의 적에 맞서는 피해자 혹은 영웅이라는 직선적인 이야기를 거부하고 어느 순간 다면적인 관계망을 펼친다. 이에 따라 영화는 성장극과 치정극, 사회극을 오간다. 리바이어던은 성경 속 바다 괴물이자 상상의 동물을 가리키는 말로 토머스 홉스의 저서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홉스는 저서에서 리바이어던을 국가에 비유했다.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단순한 악으로 묘사하지 않았듯이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영화 속 관계망을 도면으로 그리면 직선이 이어진 몇개의 삼각형으로 이뤄진다. 이것은 서로 조금씩 겹친다. 그 관계 내부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괴물이다. 바다 괴물은 몇 가지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난다. 이를 통해 전통적 의미의 리바이어던과 오늘날의 리바이어던을 형상적으로 잇는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괴물이다 <리바이어던>
글
김소희(영화평론가)
2015-03-18
바닷가 외딴집에 자동차 정비공 콜랴(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와 아내 릴랴(옐레나 랴도바), 아들 로마가 산다. 이들이 살던 땅이 개발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콜랴의 가족은 내쫓길 위기에 처한다. 콜랴는 시 당국의 회유를 거부한다. 콜랴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시장 바딤은 어느 날 밤 콜랴의 주거지에 무단 침입해 협박한다. 콜랴는 시장을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 드미트리와 함께 경찰, 검사, 판사를 찾아가지만 누구도 이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급기야 경찰서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콜랴가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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