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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 To Singapore, with Love
장영엽 2013-10-10

탄핀핀 | 싱가포르 | 2013년 | 70분 | 와이드 앵글 OCT10 CGV5 14:00

싱가포르에 관한 영화이나, 싱가포르 내부의 모습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작품. 여러 명의 싱가포르인들이 조국에 대해 말한다. 수십 년 전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추방된 그들은 노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지만 한순간도 조국을 잊은 적이 없다. 영화는 런던,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싱가포르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추방당한 이들에게 싱가포르란 과거에 대한 추억과 추방의 상처, 애틋한 마음이 한데 어우러진 애증의 대상이다. 그들이 받은 상처는 여전히 싱가포르 국적을 얻지 못하는 이후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선 어떤 이들은 책이나 음악으로 그들의 경험을 기록하기도 하고 다른 약소국을 돕는 것으로 극복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를 보며 아련한 감정이 들었다면 그건 이 영화가 취하고 있는 형식 때문일 것이다. 요리, 시, 노래, 사진. 개인의 추억을 구성하는 사소한 요소들로부터 감정을 이끌어내는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전작 <보이지 않는 도시> <싱가포르 가가> 등을 통해 자신의 조국이기도 한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새롭게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던 탄핀핀 감독의 신작.

TIP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는 2013년 AND 펀드 지원작이다. 부산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작품이니 싱가포르 관객보다 좀 더 일찍, 탄핀핀 감독의 영화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