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정책에 반하는 주장을 폈다는 이유로 추방된 사람들이 있다. 돌이켜보면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 30년이 넘도록 이들에게 타향살이를 강요한다. 그나마 다행히 가족과 함께 떠나온 사람도 있지만 싱가포르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다 뒤늦게 가정을 꾸린 사람도 있다.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달라도 한가지 공통점은 모두 조국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들에겐 조국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지 않지만 싱가포르는 여전히 이들을 외면한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제3국을 이용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싱가포르는 여전히 사랑하는 조국이기 때문이다. 탄핀핀 감독은 싱가포르에서 추방돼 외국에서 살고 있는 망명자들을 찾아 간다. 가까이에는 태국부터 멀리 유럽에까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싱가포르인들이 조국을 떠난 이유와 그 이후의 살아온 삶을 담담한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간다.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조국 싱가포르에 보내는 답장 없는 연서이다.
(조영정/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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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정/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