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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삼공일 삼공이> Three-Oh-One, Three-Oh-Two
장영엽 2013-10-10

한국 | 1995년 | 96분 | 박철수 추모전: 영원한 영화 청년 OCT10 소극장 16:30 OCT11 시네마테크 16:00

1990년대 한국영화계의 기념비적인 컬트영화 중 한 편. 장정일 작가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301호에 사는 송희(방은진)는 요리사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남편에게 진수성찬을 차려주고, 그걸 먹은 남편이 ‘맛있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점점 그녀에게 지쳐가고, 결국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이혼을 선언한다. 302호에 사는 윤희(황신혜)는 거식증 환자다. 그녀는 유년시절의 상처 때문에 먹는 것을 거부한다.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송희는 거식증인 윤희에게 집착적으로 무언가를 먹이려 한다. 먹이는 게 삶의 낙인 여자와 먹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여자의 만남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삼공일 삼공이>는 또렷한 상징들로 가득한 영화다. 욕망과 결핍, 식욕과 거식, 성욕과 (성에 대한) 혐오감. 이러한 상징의 양극단에 위치한 여성들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결말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파격적으로 느껴진다. 지금은 감독 타이틀(<오로라 공주> <용의자 X>)이 더 익숙한 방은진의 열연이 돋보인다. 그녀는 수동적인 아내 상부터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는 요부, 광기에 사로잡힌 위기의 여자까지,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삼공일 삼공이>는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국제적 배급망을 타고 해외에서 개봉한 작품이기도 하다.

TIP 마음이 떠난 남편에게 송희가 마지막으로 요리해주는 음식은? 요즘 영화에선 볼 수 없을 것 같은 파격의 장면들을 놓치지 말자. 오직 1990년대였기에 가능했던 장면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