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응유엔 | 베트남 | 2013년 | 107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9 M해운대7 20:00
삭막한 벌판, 오토바이를 타고 길을 달리는 나그네가 있다. 깊은 사연을 간직한 듯한 그는 한 마을에 들러 숙소를 구하는데 이곳의 주인인 아름다운 여인은 그를 이미 알고 있는 눈치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풀리기도 전에 남자는 주먹을 앞세워 동네를 개발하려는 무리들과 맞서 싸우고, 또 다른 적이 이 마을을 찾는다.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배우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더스틴 응유엔의 연출 데뷔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트남>은 서부극의 무대를 배경으로 칼을 휘두르고 손에서 불을 뿜는 무협영화의 인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액션영화다. 이처럼 이질적인 장르적 요소들을 모두 섞은 채 시치미 뚝 떼고 그 충돌의 힘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화끈한 대결을 펼치는 주인공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과거를 회상하며 감상에 젖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극단적인 온도차의 두 가지 감정이 빠르게 교차하는 것인데, 이처럼 마을을 구하는 초인적인 영웅들을 인간적인 약점을 가진 보통사람으로 만드는 신파적인 감성 또한 이 영화의 주요 감상 포인트이다.
TIP <007 스카이폴>에서 격투지도를 맡기도 했던 로저 유엔은 이 영화에서 널리 알려진 뛰어난 무술 실력과 함께 사연 있는 악당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