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마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는 19세 숙녀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데다가 못생기고, 말주변도 없는 그에게 밝은 미래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자그마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같은 고아원 출신인 친구 안냐가 임신을 해 거동이 불편한 까닭에 안냐를 보살펴야 하는 것도 나기마의 몫이다. 어느 날, 안냐가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나고, 안냐의 아기는 고아원으로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나기마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된 안냐의 어머니를 찾아가 안냐의 아기를 대신 키워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안냐의 어머니는 딸을 버린 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나기마의 요청을 거절한다. 어쩔 수 없이 나기마는 안냐의 아기를 직접 키우기로 결심한다.
<나기마>는 나기마의 고단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영화 속 나기마의 얼굴은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언제나 무표정이다. 그의 무표정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삶은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나기마의 삶을 따라가는 것만큼 그의 무표정을 바라보는 게 안타까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런 나기마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꽤 충격적이고 울림이 크다. 카자흐스탄의 여성 감독 잔나 이사바예바의 세 번째 작품이다.
TIP 나기마의 무표정을 유심히 따라가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