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시원한 눈망울이 아름답다. 샤하나 고스와미(사진 오른쪽)는 <바라:축복>에서 신에게 바치는 춤을 추는 무희 릴라 역을 맡았다. 발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화려한 역을 맡아왔던 그녀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면 이만큼 적절한 캐스팅이 있을까 싶을 만큼 역할에 딱 들어맞는다. 실제 대면한 그녀에게서 릴라의 순수함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릴라 역을 위해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 그냥 순수한 그녀의 청춘을 살리기 위해 쾌활하게 행동했다. 나 혼자 한 게 아니라 여러 스탭들이 함께 창조한 거다. 키엔첸 노르부 감독님의 유용한 조언도 항상 곁에 있었다.” 크리슈나 신을 향한 릴라의 순수한 사랑과 믿음은 노르부 감독을 향한 샤하나 고스와미의 믿음과 닮았다. “40일 간의 촬영은 꿈같은 경험이었다. 감독님은 내게 매 순간 영감을 주셨고, 37일 동안 한번도 쉬지 못했음에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배우로써 그리고 인간으로써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함께 부산을 방문한 샴 역의 다비쉬 란잔은 키엔첸 노르부 감독이 발굴해낸 또 하나의 보석이다. 샤하나 고스와미가 이미 빛나는 보석의 빛을 한층 다듬은 것이라면 다비쉬 란잔은 이 작품으로 데뷔한 원석이다. “오랫동안 연극을 했다. 캐스팅 된 후에야 감독님이 린포체(위대한 스승을 일컫는 말)시란 걸 알았다.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큰 영광이었다.” 그렇다고 감독의 그림자에 눌려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린포체님은 심오하고 해박하신 분이지만 우리에겐 매우 겸손하셨다.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은 없었다. 오히려 감독님은 내가 캐릭터를 탐구하도록 완전한 자유를 주셨고 덕분에 최상의 연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생각한다.” 김기덕 감독의 팬이라는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할 수 있어서 벅차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샤하나 고스와미 역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바라:축복>은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바라(축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