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Blue Bird 구스트 반 덴 베르케 | 벨기에 | 2011년 | 86분 | 월드 시네마
파랑새를 쫓아 신비로운 여행을 하는 남매 이야기. 벨기에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동화극은 오랜 세월동안 영화감독들의 영감이 되어주었다. 구스트 반 덴 베르게의 <파랑새>는 작품의 무대를 유럽에서 아프리카 대륙으로 옮겨온 이국적인 환상영화다. 새와 함께 놀던 남매는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새가 사라져버리자 그 흔적을 찾아 집을 떠난다.
장면의 대부분을 눈이 시리도록 파란 화면으로 채운 이 영화는, 인생에 대한 크고 작은 수수께끼로 가득차 있다. <파랑새>의 어린 남매들은 영화가 숨겨놓은 의미와 상징을 찾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버리지만, 적어도 이 작품을 보는 어른 관객들만큼은 그런 장면들을 놓치지 않을 것 같다. 원작을 전복하고 인간의 출생과 신의 의미에 대한 상징을 영화의 곳곳에 심어놓는 건 구스트 반 덴 베르게의 스타일로 자리잡은 듯하다. 이같은 개성으로 만든 전작 <플랑드르의 아기 예수>로 2010년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서 파장을 일으킨 구스트 반 덴 베르게는 <파랑새>에서도 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