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Gypsy 마틴 술릭 | 슬로바키아공화국, 체코 | 2011년 | 107분 | 월드 시네마
집시에겐 인종도 국가도 없다. 그들에게도 뿌리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그냥 ‘집시’라고 부른다. 정처없이 떠돌고 음주가무를 즐기며, 문명사회의 모든 관습과 법칙에서 자유로운 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집시>는 집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자신의 가치관과 집시 무리의 자유분방함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소년의 이야기다. 아담이 사는 동네에서 평범한 삶은 곧 생존 능력이 없음을 뜻한다. 집시 마을의 실세인 아담의 새아버지는 도둑질을 해서라도 필요한 물건을 구해와야 한다며 아담을 닦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령이 찾아와 아담에게 충격적인 진실을 말해준다.
인구 2천명 중 스무명만이 일하는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이면 밤마다 한데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며 훔쳐온 음식을 나눠먹는 곳. 이 영화가 조명하는 집시사회는 그야말로 난장의 중심지다. 춤과 노래, 폭력과 냉소,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이국적인 영상은 이 무법천지의 매혹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마틴 술릭 감독은 어떠한 긍정도 부정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집시사회를 포착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