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 끝난 뒤 바라보며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느꼈던 바로 그 하늘
지난해 첫 출장 때는 다친 무릎 때문에 높은 굽은 신지도 못하면서 예쁘게 보이겠다는 욕심으로 뾰족구두를 신었다가 결국 저녁 무렵부터 피로가 몰려오고 정신이 혼미해져 급기야 영어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멍해지는 경험을 한 적도 있다. 결국 그 순간 미소만 날리다가 도망치듯 바람 쐬러 밖에 나갔다. 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많은 부담을 안고 갔던 올해 출장에서는, 마지막 날 잠시 여유가 생겨 혼자 쇼핑하러 나섰다가 무사히 출장을 마쳤다는 안도감과 기쁨에 갑자기 시커멓게 구름 낀 하늘마저 아름다워 보여 하늘을 향해 너무 예쁘다고 소리치며 크게 웃었더니, 옆에 있던 외국인이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물은 적도 있다. “드디어 저 영국 가요!” 하고 크게 대답해놓고 민망해서 그 자리를 떠났던 기억이 난다(당시 나는 출장 뒤 영국으로의 휴가가 예정되어 있었다).
내년 2월이면 나는 또 출장을 갈 것이다. 해외 출장을 생각하면 변함없이 걱정되지만, 그래도 이제는 더이상 낯설지 않은 그곳에서의 출장이, 조금 덜 떨리고 훨씬 더 재밌기를 기대해본다.
ps. 곧 개봉하는 <계몽영화>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