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그 배우 보려고 이 드라마는 꼭 본다'는 말은 꼭 주연급 배우들만 들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 MBC 사극 '동이'에서 감초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광수(25)를 놓고 이런 얘기가 종종 흘러나온다.
한 이동통신사 광고로 처음 얼굴을 알린 이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지붕킥)의 광수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한결 친근해진 이광수는 '동이'에서 이희도(55)와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극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동이'에서 맡은 역은 주인공 동이(한효주)의 든든한 후원자인 장악원의 악사 영달. 장악원 관리 '황주식'으로 출연하는 이희도와 함께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동이'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동안 이광수가 맡은 역은 주로 여자 주인공을 격려하며 응원해주는 역할이었다.
최근 '동이'의 촬영 세트가 마련된 경기도 용인에서 만난 이광수는 "한가지 이미지에만 고정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지만 '동이'의 영달이 지금 내게 제일 잘 맞는 역할이라는 생각에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이미지가 사실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많이들 기대하시기도 하고요. 없으면 허전할 것 같은 그런 연기자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으면 해요. 같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른 인물들과 어울리지만 없으면 보고 싶어지는 양념 같은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붕킥'으로 인기가 높아진 뒤 출연 요청이 많아졌지만 그를 찾은 곳은 드라마나 영화 쪽보다는 TV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이미지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예능 쪽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어요. 예능이 딱히 싫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선배 연기자들이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연기자니 연기를 많이 하라고요. 빨리 이런저런 역할 연기해보라는 얘기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동이'는 그에게는 처음 연기해보는 사극이며 거장인 이병훈 PD의 연출작인 까닭에 부담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같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이희도는 나이 차이만 서른 살이나 되는 대선배였다.
"감독님이 '연기에 대해서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신경 쓰지 말고 자유롭게 연기하라'고 주문하셨어요. 편안하게 애드리브를 하라고 하셨고요. 감독님이 연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카메라를 돌리시며 애드리브를 기다리실 정도로 여유 있게 연기하도록 해주십니다."
같이 출연하는 분량이 많은 이희도씨와는 촬영장 밖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낼 정도로 가까워졌다. 촬영장에서 만난 이희도는 "애드리브에서 (이)광수에게 리드 당하고 있다. 놀랄 때가 많다"고 이광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광수는 이희도에 대해 "너무 편하다. 참 좋은 선생님 같은 분이다"며 "촬영 중간에 시간이 남으면 함께 주변의 백화점 구경도 하고 산책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갈 정도로 제게 잘 대해 주신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장기적인 계획을 말해달라고 묻자 이광수는 "지금은 여러 인생을 살아보는 게 즐거울 뿐"이라며 당장 느끼는 연기하는 재미부터 설명했다.
"꼭 주인공을 하고 싶다거나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요. 다양한 역을 하고 싶은데 일단은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당장 보여줄 수 있는 역이라면 악역 어떨까요? 겉으로는 허술한데 속으로는 정말 나쁜 그런 인물이라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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