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필름을 관객이 직접 구매해 상영한다? 노근리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감독 이상우)이 필름 구매 캠페인을 벌여 프린트 제작 비용을 모으고 있다. 필름 구매 켐페인은 시민사회단체 시사회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3월 22일 첫 시사회를 가진 뒤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캠페인에 참여한 인원은 총 3000여명. 1인 1만원씩 모금해 3천만원 가량이 모였다. 이는 <작은 연못> 상영 프린트 30벌을 만들 수 있는 액수다.
<작은 연못> 배급위원회가 주축이 돼 마련한 이번 캠페인은 “제작비도 모자라고, 마케팅비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작은 연못>을 널리 홍보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작은 연못>을 만든 ‘노근리 프로덕션’의 이우정 대표는 “배우들은 물론 스탭들도 모두 노 개런티로 영화에 참여했고, 관련 업체들도 모두 현물 출자로 도움을 줬다.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영화인만큼, 관객들도 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하면 어떻겠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캠페인을 마련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이름은 <작은 연못> 상영 시 영화 제목이 뜨기 전 오프닝 크레딧 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상영 프린트 한 벌에 캠페인 참가자 100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필름 구매 캠페인은 <작은 연못> 홈페이지(http://www.alittlepond2010.co.kr)를 통해서도 참여 가능하다. 캠페인은 4월 7일 자정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참가자들은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영화가 언제 상영되는지, 상영 날짜를 확인할 수 있다. <작은 연못>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 오른 노근리 주민들이 미군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아 주민 수백명이 사망한 사건을 그리고 있는 영화로 문성근, 강신일, 고(故) 박광정, 김뢰하, 전혜진, 이대연 등이 출연한다. 개봉일은 4월 1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