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사극은 하면 할수록 너무 힘들고 어렵습니다. 관객들이 저에게 '왕의 남자 2' 같은 것을 기대하리라는 생각이 가장 큰 부담이었습니다."
2005년 1천만 관객 신화를 쓴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황산벌'과 '왕의 남자'에 이은 3번째 사극을 들고 돌아왔다.
이 감독은 24일 숙명여대 아트씨어터에서 열린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제작보고회에서 "나는 사극에 집착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사극 속에는 개인보다 시대와 사회상을 담게 돼 있다"면서 "사극을 잘 만드는 나라가 문화 선진국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황정민, 차승원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박흥용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해 기대를 모아왔다.
영화는 임진왜란 직전 혼돈의 시대를 뒤엎고 스스로 왕이 되려는 이몽학(차승원)과 그에 맞서 세상을 지키려는 맹인 검객 황정학(황정민)의 운명적 대결을 그린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는 견자(백성현)와 이몽학을 사랑하는 기생 백지(한지혜)의 이야기도 함께 얽혔다.
이 감독은 "연극을 영화로 만든 '왕의 남자'와 달리 만화는 언제든지 들춰볼 수 있어서 이미지가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만화의 캐릭터 이미지가 자꾸 영향을 줘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액션 연기보다 시각 장애인 연기가 부담이었다고 털어놨다. "맹인이 아닌데 흉내를 내는 거잖아요. 이걸 어떤 진정성을 갖고 연기할지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차승원은 동갑내기 배우 황정민에 대해 "중반에 칼싸움 신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괜히 황정민이 아니구나 싶었다"면서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어우러짐이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영화는 다음달 29일 개봉한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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