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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통해 알리고, 팬미팅서 공개하고>
2010-03-04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 1월 할리우드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의 파경설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둘은 이런 보도가 나온 이후 10여 일간이나 대응하지 않다가 변호사를 통해 파경설을 처음 보도한 신문을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둘의 직접 코멘트는 전혀 없었다.

이처럼 스타들의 사생활 관리가 갈수록 철저해지고 있다. 이제는 할리우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연예인이 사생활을 꼭꼭 숨기면서 자신이 정한 발표 시점 전까지는 어떠한 생각도 밝히지 않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교제사실을 숨기는 것은 물론, 결혼과 자식 등도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비밀에 부친다.

이는 연예활동을 위한 이미지 관리 차원이기도 하고, 스타들의 높아진 권리의식의 표출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스타도 공인이기에 모든 부분에서 팬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고 사생활도 보호가 잘 안됐다면, 이제는 스타는 물론 그들의 가족에 관계되는 프라이버시가 중요시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우리 연예계가 할리우드 스타일로 산업화ㆍ체계화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장동건ㆍ고소영 "팬미팅 때까지 기다리세요"

톱스타 장동건, 고소영 커플은 지난해 11월5일 열애 사실이 공개된 직후부터 올해 5월 결혼설이 나왔다.

2년간 교제하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함구했던 둘은 열애설이 불거진 당일 곧바로 인정하기는 했지만 결혼에서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철저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 3일에는 결혼날짜가 5월2일로 확정됐다는 보도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 터져나왔는데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장동건 소속사 측은 6일 열리는 팬미팅에서 결혼계획을 밝히겠다는 입장만 전하고 있다. 장동건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자신의 입을 통해 팬들에게 직접 발표하고 싶어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 결혼한 설경구ㆍ송윤아 커플도 결혼식 20일 전까지 열애 사실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다. 둘의 열애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그때마다 양측은 부인하다가 결혼식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이 과정에서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받기도 했지만 철저한 관리로 함께 있는 사진 한 장 찍히지 않았고, 결혼 발표를 하는 기자회견 현장에 손을 잡고 나오면서 결혼을 공식화했다.

둘은 이 같은 준비로 자신들의 열애ㆍ결혼에 대한 불필요한 루머를 차단시켰고, 인륜지대사를 경건하게 치를 수 있었다.

◇이영애 "남편에 대해 알려 드릴 수 없어요"

한류스타 이영애는 아예 미국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리고 난 후에야 이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8월24일 하와이의 한 특급호텔에서 가족들만 모인 가운데 결혼식을 올린 후 변호사를 통해 이 사실을 발표했다.

그 역시 지난 10년간 남편 정모씨와 열애설이 꾸준히 나왔지만 그때마다 이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으며 결국 결혼식마저 극비리에 했다.

그의 결혼이 더욱 화제를 모은 것은 그가 변호사를 통해 남편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차단했기 때문. 그 이전에는 국내에서 변호사를 통해 결혼사실을 알린 연예인은 없었기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영애는 보도자료를 통해 남편에 대한 보도가 추측이 난무하는 것을 막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조치도 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자신은 공개된 연예인이지만 남편은 연예인이 아니기에 보호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는 결혼식 전에는 연기 활동을 중단해 대중과의 접촉을 제한했고, 결혼 후에는 대학원에 입학해 학업을 하면서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식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영애가 변호사를 통해 결혼을 발표하면서 다른 연예인들도 할리우드처럼 변호사를 통해 결혼과 이혼을 발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박상민 "사실 결혼도 했고, 딸도 있어요"

결혼한 사실을 수년간 숨긴 것은 물론, 자식의 존재까지 비밀에 부치는 경우도 속속 이어진다.

타이거 JK와 윤미래 부부는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리고, 아들까지 둔 사실이 결혼 1년 뒤에야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타이거 JK는 얼마 전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몰래 결혼하려 했던 것은 아니고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다"며 농담삼아 얘기했지만, 둘은 발표 전까지 취재진의 접근을 따돌렸다.

7일 결혼을 앞둔 노총각 가수 박상민은 지난달 12일 결혼을 발표하면서 신부가 8년간 사귄 연인이라고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더한 비밀도 있었다. 그는 이미 신부와 사실혼 관계였고, 둘 사이에는 이미 5살, 3살 된 두 딸이 있다는 사실이 지난 2일 공개된 것.

박상민 측은 "결혼식 때 두 딸이 예물 반지를 들고 나오면서 이를 발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인인 자신으로 인해 아내와 딸들이 겪게 될 '불편'을 최대한 막고 싶었던 것이다.

◇"스타도 사생활은 보호돼야"

스타들의 이러한 함구 전략에 대해 연예계에서는 스타의 사생활도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팬들의 사랑으로 사는 스타지만 공적 활동과 사생활의 경계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

한 중견 매니저는 "스타의 사생활은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라 과거에는 이것이 노출, 공개되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들도 인간적으로 보호받아야 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인터넷 정보 세상에서 사생활이 100% 보호될 수는 없다"며 "스타들은 점점 사생활을 어떻게 하면 최소한으로, 또 효과적으로 공개할 수 있을지 모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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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